미국 원유 재고가 시장 예상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다는 소식에 국제 유가가 지난 30일(현지시간) 3%가량 상승했다.

이날 브렌트유 선물(내년 1월물)은 전 장보다 2.8%(2.4달러) 오른 배럴당 85.43달러에 장을 마쳤다. 같은 날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내년 1월물)은 전 장보다 3.0%(2.35달러) 상승한 배럴당 80.55달러에 마감했다. WTI 선물은 지난 11월 한 달 동안 6.9% 하락했다.
<최근 한 달 동안 국제 유가 동향>
<최근 한 달 동안 국제 유가 동향>
지난 30일 국제 유가가 상승한 이유는 미국의 원유 재고다. 이날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최근 한 주(11월 25일까지) 원유 재고가 전주보다 1258만여배럴 줄어든 4억1908만여배럴이라고 발표했다. 이 주간 감소량은 2019년 이후 최대 규모다. 시장 전문가들은 210만배럴 감소를 추정했는데, 실제 감소량은 추산치의 6배였다. 휘발유 재고는 277만 배럴 늘었다. 디젤 및 난방유 재고는 354만 배럴 증가했다. 이 역시 시장 추정치인 50만배럴, 20만배럴 증가보다 많았다.

시장에서는 중국이 ‘제로 코로나’를 얼마나 더 완화할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 전역에서 백지 시위가 확산하는 가운데 중국 저장성 선전부는 지난달 29일 ‘인민지상(至上)은 방역지상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발표문을 냈다. 이 발표문에서 저장성 선전부는 “코로나19 통제는 질병을 통제하기 위한 것이지 사람을 통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어떠한 방역 조처든 사회와 일상생활의 조속한 정상화를 위해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저장성 선전부는 또 “일부 지역에서 전염병 예방이라는 명목하에 권력을 남용하고, 민중을 곤란하게 하며 대중과 민생의 요구를 외면하면서 생산과 생활 질서를 임의로 해친다”라고도 했다. 저장성 선전부의 이번 발표문은 중국의 방역 중시 기조에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화제가 됐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가 이달 4일 회의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도 국제 유가 향방을 좌우할 요소다. 지난달 한때 OPEC+가 12월 회의에서 증산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으나 OPEC의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는 부인했다. 현재 시장에서는 OPEC+가 이번 회의에서는 산유량을 유지할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에드 모야 오안다 수석애널리스트는 “중국이 코로나19 관련 규제를 서서히 완화하고 OPEC+가 현 산유량을 유지한다면 국제 유가는 5~10%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