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TTF 가스 가격은 7.36% 올라
12월 초 날씨 미국은 따뜻, 유럽은 추워
독일, 카타르에서 2026년부터 LNG 공급 받기로
지난 3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따르면 이날 내년 1월물 미국 천연가스의 백만Btu(열량단위)당 가격은 전일 대비 4.22% 하락한 6.93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2일 이후 8일 만에 다시 이 가격이 7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미국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지난 8월 말 10달러를 웃돌았다가 지난달 말 5달러대로 떨어진 뒤 11월 들어 상승세였다. 이달 초 따뜻한 날씨가 계속될 것이란 예상이 미국 천연가스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에너지전문매체 NGI에 따르면 미국 남부지방의 오는 6~10일 기온은 평년 수준보다 높을 것으로 예측됐다. 이후 일부 기상 전선의 영향으로 11~15일 날씨가 추워질 것이란 전망이다. NGI는 “시장이 12월 기상 전망을 계속 주시하는 가운데 천연가스 선물 가격이 내려갔다”고 설명했다.
EBW애널리스트그룹의 엘리 루빈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으로 따뜻한 날씨가 계속될 것이란 예상과 천연가스 생산량 증가, 높지 않은 현물 가격 등이 가격 상승을 억제하고 있다”며 “철도 노조 활동에 대한 미 연방정부의 개입 가능성이 높아진 점도 가격 상승을 막는 압박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짚었다. 이달 중순 혹독한 추위가 닥치면 오는 7~10일 즈음 천연가스 가격이 뛸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유럽의 상황은 정반대다. 이날 런던ICE거래소에서 유럽 천연가스 기준물인 네덜란드 TTF 가스 선물(2월물)의 MWh당 가격은 전일보다 7.36% 오른 146.96유로를 기록했다. 지난달 11일 108유로까지 떨어졌던 가격이 상승세다. 온화한 날씨로 겨울을 시작한 미국과 달리 유럽은 낮은 풍속과 추운 날씨가 발전·난방 수요를 끌어올렸다. 30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위스 민간은행인 줄리어스베어의 노버트 뤼커 애널리스트는 “이번 주 후반에 한파가 올 것이란 예측이 천연가스와 전기 가격을 밀어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 내 천연가스 재고량은 93% 수준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중순(95%)에 비하면 약간 줄었지만 아직까진 재고가 넉넉하다. 에너지업체인 엔지에너지스캔은 “지난 며칠간 저장량 감소세가 두드러졌지만 전반적으로 EU 내 가스 재고는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에선 새 천연가스 공급계약도 나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 29일 카타르에너지와 코노코필립스는 15년간 천연가스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독일은 2026년부터 카타르에서 액화천연가스(LNG) 새로 공급 받을 전망이다. 카타르에너지는 “독일 북부의 브룬스뷔텔 터미널을 통해 연간 200만톤의 LNG를 독일에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계약이 성사돼자 로버트 하벡 독일 부총리 겸 경제장관은 “15년에 달하는 계약기간은 훌륭하다”고 말했지만 업계 분위기는 조금 달랐다. 에너지 정보업체인 ICIS는 2026년에서야 공급이 시작된다는 점을 불안 요소로 꼽았다. 이번 계약이 2023~2024년 독일의 LNG 공급 공백을 해소하는 데는 별 도움을 주지 못할 것으로 예상해서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