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투자하세요"…'세일즈 코리아' 나선 이창용 [조미현의 BOK 워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외국인 투자자에게 "서울에 와서 투자 기회를 찾아라"고 조언했습니다.

이 총재는 지난 30일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한국 경제의 가장 큰 투자 기회는 무엇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케이(K)팝이나 영화를 보면 알 수 있듯 한국 경제는 다이내믹하다"며 이렇게 밝혔습니다.

이 총재는 "한국은 수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취약하다"면서도 "중기적으로 봤을 때 고령화 문제가 있긴 하지만 한국 청년들의 에너지는 대단히 높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의 제조업이 아닌 정보기술(IT)이나 하이테크 분야의 새로운 젊은 비즈니스 리더를 만나 보라"고 덧붙였습니다.
로이터와 화상 인터뷰 중인 이창용 총재. 로이터 유튜브 캡처
로이터와 화상 인터뷰 중인 이창용 총재. 로이터 유튜브 캡처
이 총재는 지난 10월12일 금융통화위원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투자자들에게 투자 조언을 내놨었는데요. 당시 이 총재는 "1~2년 시계에서 환율이 정상화될 경우 잘못하면 상투를 잡는 게 될 수 있다"며 국내 투자자들에게 해외 투자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것을 권유했습니다. 그러면서 "기준금리가 3%가 되면서 국고채, 정기예금, 정부 채권 등 위험이 낮은 투자처에서 5~6%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다"며 "원·달러 환율이 1100~1200원대에서 정한 해외 투자 전략이 1400원대 해외 투자 전략과 같아야 하는지 한 번쯤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 개인적인 의견 드린다"고도 했습니다.

이후 원·달러 환율은 급속하게 떨어져 현재 1300원 안팎까지 내려왔습니다. 이 총재는 이와 관련, "9·10월 당시에는 투자자에게 조언을 주기가 상대적으로 쉬웠다"며 "원·달러 환율이 1450원까지 오른 상황에서 원화 가치는 심각하게 저평가됐다고 봤다"고 했습니다. 이어 "원·달러 환율은 더 오를 가능성보다 떨어지거나 정상화될 가능성이 더 높았다"며 "1~2년 기간으로 보면 환율이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하는 게 합리적이었다"고 했습니다.

이 총재는 "미국 중앙은행(Fed)에서 긴축 속도조절 뜻을 내비친 뒤 두 달 사이에 환율이 떨어졌다"며 "나는 1년을 내다보고 예상한 거지만 어쨌든 (조언이 들어맞아) 운이 좋았던 셈"이라고 자평했습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