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목재 가격이 급락하며 올해 최악의 성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의 건설 수요가 줄어든 탓이다. 내년에도 목재 가격이 반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일(현지시간) 경제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목재 선물(1월)은 1000보드피트(가로세로 1피트, 두께 1인치 널빤지)당 423.8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목재 가격은 올해 들어서만 약 63%가량 하락했다.
사진=마켓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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왈터 쿠니쉬 HTS상품 선임분석가는 "목재 선물은 올해 최악의 상품 선물이다"며 "기준금리와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급격한 상승 속에서 미국 주택에 대한 신뢰 부족이 목재 수요를 끌어내렸다"고 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10월 미국 신규주택건설은 전달 대비 4.2% 하락해 연율 환산 142만5000건을 기록하며 2개월 연속 감소했다. 연율은 현재 분기의 경제 상황이 앞으로 1년간 계속된다고 가정한 뒤 환산한 수치다.

신규 주택 착공 실적도 부진했다. 미국의 10월 신규 주택 착공은 전년 동기 대비 8.8% 줄어들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신규 주택 착공이 2%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단독주택 착공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초기인 2020년 5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판매 역시 감소 추세다. 앞서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 발표에 따르면, 미국의 10월 기존주택 판매는 9개월 연속 감소했다. 향후 주택 경기의 행방을 가늠할 수 있는 미국 거주 허가도 감소했다. 연율 기준 지난 1월 184만1000건에서 10월 152만6000건으로 떨어졌다.

마켓워치는 "주택 시장이 빠르게 상승하는 모기지 금리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건설과 관련된 산업 전반이 약해지고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모기지 금리는 최근 소폭 하락했지만 주택시장 냉각을 막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모기지 금리는 지난 몇 주 동안 연 7% 밑으로 떨어졌지만 현재 연 6.78% 수준이다. 쿠니쉬 분석가는 "여전히 2001년 12월 이후 볼 수 없었던 최고치"라고 했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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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쿠니쉬 분석가는 "목재 가격 하락이 미국 경제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며 경기 침체의 징후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미국 국내총생산(GDP)은 2분기 연속 역성장한 데 이어 3분기에는 2.9%(연율) 성장했다.

전문가들은 목재 가격 전망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쿠니쉬 분석가는 "수요 둔화와 목재 수입으로 공급이 증가하는 현상은 미국 목재 선물에 긍정적이지 않다"고 설명했다. 도메인팀버어드바이저스의 스콧 리브스 산림운영책임자는 "향후 2년 동안 목재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본다"면서도 "밀레니얼 세대가 주택 구입 연력에 도달하면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