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저층은 무슨 죄"…역류 때문에 '골머리' [돈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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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철 김치 폐기물·세탁 세제 거품 역류
"이론상 기술 문제 없어…과한 사용 자제"
"이론상 기술 문제 없어…과한 사용 자제"
아파트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들 가운데 저층 가구들이 겪는 곤란한 상황을 꼽으라고 하면 단연 '역류'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김장철을 맞아 김장 쓰레기를 싱크대에 무단 폐기해 저층 가구 싱크대로 고춧가루가 잔뜩 나오는가 하면 세탁실이 아닌 발코니에 세탁기를 설치해 저층 가구 발코니가 거품 바다가 되기도 합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김장 쓰레기 제대로 버리세요'라는 제목으로 하나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게재된 글을 살펴보면 김장 후 남은 잔여물이 배수구를 막아 싱크대가 꽉 막혀 있습니다.
김장철을 맞아 각 집에서 김장하고 남은 양념 등 김장 쓰레기를 싱크대에 버리는 바람에 배관이 막혀 저층 가구 싱크대로 빨간 김칫국물이 잔뜩 올라온 것입니다.
싱크대뿐만 아니라 세탁실 배관 등에서도 이런 문제는 발생합니다. 한 아파트 단지에서는 세탁실이라는 지정된 장소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발코니에 세탁기를 설치해 사용하는 바람에 해당 동 저층 가구는 물 폭탄과 함께 거품 폭탄을 동시에 맞기도 했습니다. 요즘같이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겨울에는 저층은 다른 문제에 부딪힙니다. 배관이 얼면서 물이 원활하게 빠지지 않는 것이지요. 상습적으로 배관이 어는 아파트들은 '기온이 낮은 아침과 저녁을 피해 세탁기를 돌려달라'고 읍소를 하고 있지만 이를 무시한 일부 가구의 세탁으로 저층 가구는 난데없는 물난리를 겪기도 합니다.
반대로 여름 장마철엔 비가 문제입니다. 통상적인 강수량을 괜찮지만, 장마철과 같이 폭우가 내리면 배관이 수용할 수 있는 물의 양이 한참 웃돌게 됩니다. 결국 배관은 빗물을 원활하게 배출하지 못하고 위층부터 내려온 물이 모이는 저층 가구는 '물바다'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배관 문제만 있는 건 아닙니다. 겨울에 저층은 지표면과 가깝다보니 바닥의 찬기운이 고스란히 전해지고 고층에 비해 일조량도 적은 편입니다. 그렇다보니 다소 춥고 이 때문에 난방비가 더 들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많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고층에서 던지는 쓰레기나 이불을 털면서 떨어진 각종 먼지들, 아이들의 장남감 등이 집 앞으로 낙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층간소음 또한 저층이라면 어느 정도는 감수해야할 부분이기도 합니다. 피해를 겪은 저층 가구 주민들은 '저층 안 살아보면 이런 고충은 알 수가 없다', '조금만 배려하면 되는데 이기적인 주민이 많다', '하지 말라는 것만 하지 않아도 이런 일은 없을 텐데' 등의 반응을 내놨습니다.
저층이 마냥 단점만 있는 건 아닙니다. 단지 내에 조경수를 앞마당처럼 감상할 수 있고, 아이들이 실내에서 뛰어도 눈치를 덜 보게 됩니다.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으니 출입도 편하고 관리비에서도 이 비용을 내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집값이나 전셋값이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우리나라는 '아파트 공화국'이라고 불릴 만큼 아파트에 있어서 만큼은 어느 나라보다도 기술력이 뛰어납니다. 그런데도 매년 반복적으로 이런 문제가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건설사 관계자들 말을 종합해보면 이론상 배관 등에서 문제가 생길 소지는 적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요즘엔 배관 자체에 보온이나 열선 시공이 들어가는 등 배관마저도 기술이 들어가기 때문에 겨울에 얼거나 터지는 사례가 드문 게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기온 하강 폭, 과한 배수량, 배관을 막는 이물질 등 변수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문제가 생길 수 없다고 단정 짓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과한 사용이 결국 이런 문제를 발생시킨다는 것입니다. 아파트, 즉 공동주택은 여럿이 함께 사는 공간입니다. 주민들끼리 조금씩 양보한다면 이런 문제는 점점 줄어들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김장 쓰레기 제대로 버리세요'라는 제목으로 하나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게재된 글을 살펴보면 김장 후 남은 잔여물이 배수구를 막아 싱크대가 꽉 막혀 있습니다.
김장철을 맞아 각 집에서 김장하고 남은 양념 등 김장 쓰레기를 싱크대에 버리는 바람에 배관이 막혀 저층 가구 싱크대로 빨간 김칫국물이 잔뜩 올라온 것입니다.
싱크대뿐만 아니라 세탁실 배관 등에서도 이런 문제는 발생합니다. 한 아파트 단지에서는 세탁실이라는 지정된 장소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발코니에 세탁기를 설치해 사용하는 바람에 해당 동 저층 가구는 물 폭탄과 함께 거품 폭탄을 동시에 맞기도 했습니다. 요즘같이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겨울에는 저층은 다른 문제에 부딪힙니다. 배관이 얼면서 물이 원활하게 빠지지 않는 것이지요. 상습적으로 배관이 어는 아파트들은 '기온이 낮은 아침과 저녁을 피해 세탁기를 돌려달라'고 읍소를 하고 있지만 이를 무시한 일부 가구의 세탁으로 저층 가구는 난데없는 물난리를 겪기도 합니다.
반대로 여름 장마철엔 비가 문제입니다. 통상적인 강수량을 괜찮지만, 장마철과 같이 폭우가 내리면 배관이 수용할 수 있는 물의 양이 한참 웃돌게 됩니다. 결국 배관은 빗물을 원활하게 배출하지 못하고 위층부터 내려온 물이 모이는 저층 가구는 '물바다'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배관 문제만 있는 건 아닙니다. 겨울에 저층은 지표면과 가깝다보니 바닥의 찬기운이 고스란히 전해지고 고층에 비해 일조량도 적은 편입니다. 그렇다보니 다소 춥고 이 때문에 난방비가 더 들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많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고층에서 던지는 쓰레기나 이불을 털면서 떨어진 각종 먼지들, 아이들의 장남감 등이 집 앞으로 낙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층간소음 또한 저층이라면 어느 정도는 감수해야할 부분이기도 합니다. 피해를 겪은 저층 가구 주민들은 '저층 안 살아보면 이런 고충은 알 수가 없다', '조금만 배려하면 되는데 이기적인 주민이 많다', '하지 말라는 것만 하지 않아도 이런 일은 없을 텐데' 등의 반응을 내놨습니다.
저층이 마냥 단점만 있는 건 아닙니다. 단지 내에 조경수를 앞마당처럼 감상할 수 있고, 아이들이 실내에서 뛰어도 눈치를 덜 보게 됩니다.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으니 출입도 편하고 관리비에서도 이 비용을 내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집값이나 전셋값이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우리나라는 '아파트 공화국'이라고 불릴 만큼 아파트에 있어서 만큼은 어느 나라보다도 기술력이 뛰어납니다. 그런데도 매년 반복적으로 이런 문제가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건설사 관계자들 말을 종합해보면 이론상 배관 등에서 문제가 생길 소지는 적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요즘엔 배관 자체에 보온이나 열선 시공이 들어가는 등 배관마저도 기술이 들어가기 때문에 겨울에 얼거나 터지는 사례가 드문 게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기온 하강 폭, 과한 배수량, 배관을 막는 이물질 등 변수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문제가 생길 수 없다고 단정 짓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과한 사용이 결국 이런 문제를 발생시킨다는 것입니다. 아파트, 즉 공동주택은 여럿이 함께 사는 공간입니다. 주민들끼리 조금씩 양보한다면 이런 문제는 점점 줄어들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