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량 수입하던 첨단 현미경…'강소기업 3형제'가 국산화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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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산업 필수 '전자현미경'
원자 단위 관측 첨단 현미경
반도체·소재 산업에 필수
코셈, 주사전자현미경 자체개발
세계 5번째…매출 70%가 수출
파크시스템스, 원자현미경 선도
美 브루커와 글로벌 1위 경쟁
토모큐브, 3차원 HT현미경
MIT·하버드 의대 등에 납품
원자 단위 관측 첨단 현미경
반도체·소재 산업에 필수
코셈, 주사전자현미경 자체개발
세계 5번째…매출 70%가 수출
파크시스템스, 원자현미경 선도
美 브루커와 글로벌 1위 경쟁
토모큐브, 3차원 HT현미경
MIT·하버드 의대 등에 납품
과학기술은 ‘현미경의 힘’으로 발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맨눈으로 못 보던 물질을 훤히 보게 되면서 비로소 연구개발(R&D)이 가능해졌고 지식이 축적됐기 때문이다. 광학 현미경으로 쌓인 생물학 지식은 질병에 대한 인류의 저항력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2000년대 들어선 전자·원자현미경 시대가 열렸다. 이들 현미경은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테이블 위 현미경이 아니라 부피가 제법 큰 첨단 설비다. 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이하 선폭으로 진화하고 있는 반도체산업에도 필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생산 현장엔 이 두 가지 현미경이 빼곡히 차 있다.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이런 첨단 현미경을 국산화·고도화하며 세계 시장을 호령하고 있는 중소기업이 있다. 코셈, 파크시스템스, 토모큐브다.
SEM은 시료에 (1차)전자를 쏠 때 시료 표면에서 튕겨 나오는 ‘2차 전자’ 신호를 갖고 이미지를 그린다. 시료의 강약, 굴곡 등 물리적 특성에 따라 튕겨 나오는 속도와 양상 등이 달라지는데, 이 정보를 토대로 이미지를 출력한다. TEM은 시료 안쪽, SEM은 표면을 보는 데 특화돼 있다. TEM은 SEM보다 해상도가 높고, SEM은 TEM과 달리 3차원 이미지 생성이 가능하다.
코셈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SEM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자체 개발한 강소기업이다. 영상 처리 및 운영 소프트웨어, 정밀 스테이지 제어 기술 등 29건의 특허를 등록했다. 지난해 올린 매출 95억원 가운데 70%가 해외에서 나왔다. 내년 말 코스닥시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달 경기 판교 연구소를 선행기술 연구소로 바꾸고 접근성이 좋은 서울 가산디지털단지 인근에 연구소를 세우는 등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부턴 상온 대기압에서 작동하는 전자현미경을 체코와 함께 개발 중이다.
산업용 원자현미경 시장에서 파크시스템스는 미국 브루커와 세계 1위를 다투고 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부품산업에서 파크시스템스의 원자현미경은 필수가 됐다. 세계적 반도체 연구기관도 파크시스템스에 손을 내밀었다. 파크시스템스는 지난해 유럽 최대 반도체연구소인 아이멕(IMEC)과 협력관계를 맺었다. 국내 장비업체 가운데 최초다.
박용근 KAIST 물리학과 교수가 최고경영자(CEO)로 있는 벤처기업 토모큐브는 3차원 홀로단층촬영(HT) 현미경을 개발했다. HT는 인체를 촬영하는 CT(컴퓨터단층촬영)의 세포 버전이다. CT가 수많은 X-선 이미지를 3차원으로 구성하듯, HT는 세포 안을 레이저로 찍어 3차원 영상을 만들어낸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하버드 의대 등이 토모큐브의 HT를 쓰고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이 가열되면서 과학기술이 국운을 좌우하는 시대가 됐다”며 “R&D 혁신의 주체인 연구산업을 확실히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2026년 연구산업 시장 규모 40조원 달성, 연구 장비 국산화율 20% 달성을 목표로 연구관리 품질보증체계 마련 등 14개 과제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해성 기자
▶ 원자(힘)현미경
초미세 탐침을 시료에 가까이 대 원자 수준에서 들여다보는 현미경
▶ 홀로토모그래피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인체를 보듯 세포를 볼 수 있는 현미경
전량 수입 전자현미경 국산화
전자현미경은 전자에 고전압을 걸어 총처럼 발사해 물질을 분석하는 장비다. 전자가 가는 길을 방해하는 요소가 없는 고도의 진공 상태에서 작동한다. 크게 투과전자현미경(TEM)과 주사전자현미경(SEM)으로 나뉜다. TEM은 시료에 전자를 투과시킬 때 시료 상태에 따른 전자 투과 속도의 미세한 변화를 포착해 이 데이터를 토대로 2차원 이미지를 찍는다.SEM은 시료에 (1차)전자를 쏠 때 시료 표면에서 튕겨 나오는 ‘2차 전자’ 신호를 갖고 이미지를 그린다. 시료의 강약, 굴곡 등 물리적 특성에 따라 튕겨 나오는 속도와 양상 등이 달라지는데, 이 정보를 토대로 이미지를 출력한다. TEM은 시료 안쪽, SEM은 표면을 보는 데 특화돼 있다. TEM은 SEM보다 해상도가 높고, SEM은 TEM과 달리 3차원 이미지 생성이 가능하다.
코셈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SEM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자체 개발한 강소기업이다. 영상 처리 및 운영 소프트웨어, 정밀 스테이지 제어 기술 등 29건의 특허를 등록했다. 지난해 올린 매출 95억원 가운데 70%가 해외에서 나왔다. 내년 말 코스닥시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달 경기 판교 연구소를 선행기술 연구소로 바꾸고 접근성이 좋은 서울 가산디지털단지 인근에 연구소를 세우는 등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부턴 상온 대기압에서 작동하는 전자현미경을 체코와 함께 개발 중이다.
원자현미경과 ‘세포 CT’도 세계 선두
원자현미경(AFM)은 탐침(probe)을 이용해 물질을 원자 단위로 들여다본다. 코스닥시장 상장사 파크시스템스가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이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시료에 탐침을 접근시킬 때 나타나는 미세한 힘(반데르발스 힘 등)을 측정해 ㎚ 단위에서 3차원 형상을 보여준다. 특이한 것은 탐침과 시료가 닿지 않는다는 점이다. 탐침과 시료 둘 다 손상되지 않아 비파괴검사를 할 때 유리하다. 시료의 물리적, 전·자기적, 광학적 성질도 파악할 수 있다. 원자현미경의 가장 큰 장점은 세포 등 살아있는 시료까지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진공, 고전압이 필요한 전자현미경에선 불가능한 생체 시료를 볼 수 있어 바이오·의료, 제약산업에서 활용이 가능하다.산업용 원자현미경 시장에서 파크시스템스는 미국 브루커와 세계 1위를 다투고 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부품산업에서 파크시스템스의 원자현미경은 필수가 됐다. 세계적 반도체 연구기관도 파크시스템스에 손을 내밀었다. 파크시스템스는 지난해 유럽 최대 반도체연구소인 아이멕(IMEC)과 협력관계를 맺었다. 국내 장비업체 가운데 최초다.
박용근 KAIST 물리학과 교수가 최고경영자(CEO)로 있는 벤처기업 토모큐브는 3차원 홀로단층촬영(HT) 현미경을 개발했다. HT는 인체를 촬영하는 CT(컴퓨터단층촬영)의 세포 버전이다. CT가 수많은 X-선 이미지를 3차원으로 구성하듯, HT는 세포 안을 레이저로 찍어 3차원 영상을 만들어낸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하버드 의대 등이 토모큐브의 HT를 쓰고 있다.
“연구산업 40조원 규모로 키울 것”
이들 세 기업은 오는 7~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산업협회가 부산 벡스코에서 여는 ‘제1회 국제 연구산업 컨벤션 2022’에 참석한다. 과기정통부가 올 들어 ‘제1차 연구산업 진흥 기본계획’을 수립한 배경에 이들 기업이 있다. 연구산업은 지난해 연구산업진흥법이 제정되면서 개념이 새로 생겼다. 위탁연구개발을 하는 주문연구 산업, 기획·상용화 지원 등을 하는 연구관리, 연구장비, 연구재료 산업으로 나뉜다. 5900여 개 민간 기업이 참여하는 국내 연구산업 규모는 2020년 기준 약 20조원이다. 주문연구가 가장 비중이 크고 장비, 관리, 재료 순이다. 이번 행사에는 650여 개 기업이 참여한다.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이 가열되면서 과학기술이 국운을 좌우하는 시대가 됐다”며 “R&D 혁신의 주체인 연구산업을 확실히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2026년 연구산업 시장 규모 40조원 달성, 연구 장비 국산화율 20% 달성을 목표로 연구관리 품질보증체계 마련 등 14개 과제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해성 기자
▶ 원자(힘)현미경
초미세 탐침을 시료에 가까이 대 원자 수준에서 들여다보는 현미경
▶ 홀로토모그래피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인체를 보듯 세포를 볼 수 있는 현미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