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 칼럼] 종교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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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 칼럼] 종교의 위기](https://img.hankyung.com/photo/202212/AA.32009549.1.jpg)
도킨스의 주장에 완전히 동의할 수는 없지만 과학과 지성, 현대 문명의 발달이 종교의 절대적 위상을 위협하는 것은 사실이다. 서구는 물론 국내에서도 종교 인구가 줄어들고, 신부 목사 스님 등 성직 희망자가 급감하고 있는 현실이 이를 방증한다. 지난달 29일 발표된 ‘잉글랜드·웨일스 2021 인구 센서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영국의 기독교 신자 비율이 사상 처음으로 절반 아래로 떨어졌다. 기독교 신자는 2750만 명으로 전체의 46%, 10년 전에 비해 13%포인트 줄었다. 반면 ‘무종교’는 37%(2220만 명)로, 12%포인트 증가했다. 이 때문에 성공회의 국교 폐지론까지 확산하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 성직자들이 허튼소리, 삿된 행동을 해서 되겠나. 종교가 현실에 안주하거나 세속의 이념에 물들어 죽음과 저주에 앞장선다면 희망은 없다. 이스라엘의 젊은 석학 유발 하라리가 <호모 데우스>에서 설파했듯이 과학이 신비와 미지의 영역을 하나둘 해체하고, 과거엔 신의 영역으로 규정했던 생명 창조까지 인간이 넘보는 세상이다. 세상의 변화와 인류의 삶에 대한 종교계의 깊은 성찰과 개혁, 대안 제시가 없다면 위기를 재촉할 뿐이다.
서화동 논설위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