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관련해 각각 대북 독자 제재 조치를 단행했다. 한·미·일 정상이 지난달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3국 정상회담에서 공동성명을 통해 대북 공조 강화에 합의한 뒤 나온 첫 조치다.

정부는 2일 핵·미사일 개발과 유엔 대북제재 회피에 관여한 개인 8명과 기관 7개를 독자 제재 대상으로 추가 지정했다. 제재 명단에 오른 개인은 이명훈·이정원(무역은행), 최성남·고일환(대성은행), 백종삼(금강그룹은행), 김철(통일발전은행) 등이다. 이들은 유엔 제재 대상인 북한 금융기관 소속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관련 금융거래에 관여했다. 또 싱가포르 국적의 궉기성과 대만 국적의 천시환은 선박 불법 환적을 통한 유류 등 제재 물자 운송에 관여해 제재 명단에 포함됐다.

기관은 조선은금회사, 남강무역, 조선은파선박회사, 포천선박회사, 뉴이스턴 쉬핑, 안파사르 트레이딩, 스완시스 포트서비스 등이다. 외교부는 “이들 기관은 북한의 불법 금융활동을 지원하거나 북한 노동자 송출, 선박 간 환적을 통한 물자 운송 등에 관여했다”고 설명했다. 제재 대상과 외환·금융거래를 하려면 한국은행 총재와 금융위원회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앞서 미국 재무부는 1일(현지시간) 핵·미사일 개발에 관여한 전일호 북한 국방과학원 당위원장, 유진 전 노동당 군수공업부장, 김수길 전 군 총정치국장 등 3명을 독자 제재 대상에 추가했다. 일본도 단체 세 곳과 개인 한 명을 자산 동결 대상으로 지정했다.

외교부는 이 같은 한·미·일 대북제재에 대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단호히 대응해나가겠다는 한·미·일 3국의 강력하고 단합된 의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무기력한 상황에서 핵실험 등 북한의 도발을 사전 억제하겠다는 ‘경고성’ 의도라는 분석도 나왔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