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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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일부 도시에서 코로나19 방역 규제가 완화되고 있다는 소식에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 가격이 1일(현지시간) 상승 마감했다. 브렌트유는 소폭 하락했다.

이날 WTI 선물(내년 1월물)은 전 장보다 0.8%(67센트) 오른 배럴당 81.2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선물 가격은 이날까지 4거래일 연속 올랐다. 나흘 동안 가격 상승률은 6.5%다. WTI 선물 가격은 2주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브렌트유 선물(내년 2월물)은 전 장보다 소폭(9센트) 하락한 배럴당 86.88달러에 마감했다.
<최근 한 달 동안 유가 동향>
<최근 한 달 동안 유가 동향>
이날 시장은 중국의 방역 규제 완화 소식에 주목했다. 이날 중국 광둥성 광저우는 하이주, 톈허, 바이윈 등 도심 9개 구에서 전면적인 방역 봉쇄를 완화한다고 발표했다. 충칭도 도심 지역에 대해 서취(구 아래 행정단위)나 아파트 단지 등 소규모 구역을 기준으로 감염 위험이 낮은 곳의 인구 이동을 허용하는 등 점진적으로 봉쇄를 완화하겠다고 했다. 중국 일부 지역에서 이 같은 조치를 내놓으면서 중국에서 추가 방역 완화 조치가 나올 수도 있다는 기대가 일고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이기 때문에 중국의 코로나19 규제 완화 및 원유 수요 회복 여부는 국제유가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중국발 훈풍이 국제유가를 끌어올리는 데에 한계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엘리 테스파예 RJO선물 전략가는 “중국의 다른 도시가 더 방역 봉쇄를 완화한다 해도 당분간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이달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완화할 것을 시사하면서 달러 강세가 주춤해진 점은 국제 유가 상승에 영향을 준다. 시장에서 원유는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가 약세면 실질 가격이 하락하는 효과가 있어서다. 주요 통화 대비 미국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는 지난달 5% 하락한 데 이어 이달 들어서도 1% 이상 떨어졌다. 이날 발표된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 올랐는데, 이는 전달 상승률(5.2%)보다 완화한 것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과 러시아 등 비(非) OPEC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는 4일 회의를 열고 산유량을 결정한다. 시장에서는 OPEC+가 현행 규모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또 다른 시장의 관심사는 유럽연합(EU)의 러시아산 원유 가격상한제 논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EU 집행위원회가 러시아산 원유 가격상한선을 배럴당 60달러로 제안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현재 러시아산 우랄유 가격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 제재는 오는 5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