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역전골, 경우의 수를 뚫어낸 기적의 16강 진출.

반드시 이겨야 하는 절체절명의 경기를 치른 대한민국 대표팀이 최고의 결과를 얻어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조별리그 최종전(3차전)에서 포르투갈에 2-1 역전승한 대표팀이 ‘도하의 기적’을 재연했다.

월드컵 직전 당한 심각한 안면 부상에도 조별리그 3경기 내내 ‘마스크 투혼’을 펼친 대표팀 주장 손흥민(사진)은 경기 직후 울먹이면서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도 최선을 다했지만 (16강) 결과를 얻어내지 못했는데 이번엔 이런 결과까지 얻게 돼서 너무 기쁘고 선수들이 정말, 정말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몸 상태가 계속 발목을 잡았지만 마지막 순간에 결국 ‘월드 클래스’를 입증한 손흥민이었다. 후반 추가시간 포르투갈의 코너킥을 끊어낸 공을 상대 진영까지 드리블한 뒤 자신을 에워싸는 수비수 여러 명을 벗겨내는 킬패스를 황희찬에게 정확히 전달, ‘극장골’을 어시스트했다.


앞선 월드컵에서 매번 아쉬움의 눈물을 삼켰던 손흥민이지만 이날은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처음에 실점하면서 진짜 엄청 어려운 경기였는데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한 발 더 뛰고 희생해준 덕분에 저희가 이런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 순간을 상당히 많이 기다려왔고 분명히 할 수 있다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선수들이) 더 잘해줬다”면서 “주장인 제가 부족한 모습을 보여줬는데 커버 잘해주는 모습이 고마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많은 국민들의 응원에 선수들이 한 발 더 뛸 수 있는 에너지를 받아서 이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저보다는 선수들에게 공을 돌리고 싶다”고 했다.

브라질과 맞붙을 가능성이 높은 16강전 전망에 대해선 “16강 올라가는 게 목표였고, 다가오는 경기에 최선을 다해야겠지만 축구 결과는 정말 아무도 모르는 것이지 않나. 며칠 동안 최선을 다해 준비해서 또 좋은 경기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손흥민은 앞선 조별리그 2차전(가나전) 종료 직후 퇴장 당해 이날 경기를 관중석에서 지켜봐야 했던 파울루 벤투 감독에 대해 “마지막 경기를 감독님과 벤치에서 같이할 수 있게 돼서 너무 감사하다”며 감격을 금치 못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