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초반 실점 후 포르투갈 유효 슈팅 네 차례 선방…역전승 발판
한국 축구 국가대표 주전 골키퍼 김승규(32·알샤바브)가 극적인 16강 진출에 "믿기지 않았다"며 "TV로만 보던 모습의 현장에 있었다는 사실이 너무 좋았다"고 기뻐했다.

한국은 3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에서 포르투갈을 2-1로 물리쳤다.

1승 1무 1패로 우루과이와 동률을 이뤘지만 다득점에서 앞서 16강에 진출한 우리나라는 이날 전반 5분에 선제골을 내줬으나 이후 더는 골을 내주지 않고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김승규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오늘이 마지막 경기라고 생각하고 준비했다"며 "개인적으로 앞선 경기에서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한 부분이 있어서 더 열심히 준비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 팀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1차전 우루과이와 경기를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당시 우루과이는 유효 슈팅이 하나도 없었고, 가나와 2차전 때는 가나의 유효 슈팅 3개가 모두 실점으로 연결돼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도 포르투갈의 첫 유효 슈팅을 막지 못해 '유효 슈팅 네 번에 4실점'이라는 달갑지 않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그러나 이후 나온 포르투갈의 네 차례 유효 슈팅은 모두 잘 막아냈고, 오프사이드 판정이 나오기는 했지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거의 일대일로 맞선 위기에서도 선방하는 등 인상적인 경기를 펼쳤다.
그는 16강에 오른 소감을 묻자 "직접 경기에 뛰었지만 그 상황이 믿기지 않았다"며 "(16강 진출을 기뻐하는) TV에서만 보던 모습의 현장에 있었다는 사실이 너무 좋았다"고 답했다.

특히 먼저 경기를 끝내놓고 같은 시간에 열린 우루과이와 가나 경기를 지켜보던 순간도 떠올렸다.

우루과이가 이날 가나를 2-0으로 이겼지만 한 골이라도 더 넣었다면 우루과이가 다득점에서 앞서 2위가 될 수도 있었다.

김승규는 "정말 시간이 이렇게 안 갈 수도 있다는 점을 느꼈다"며 "1초, 10초도 길게 느껴졌고, 우루과이 찬스가 생기면 우리 경기보다 더 떨렸다"고 털어놨다.

그는 첫 실점 후 "가나와 경기 때도 1-0과 2-0의 차이가 크다고 느꼈기 때문에 최대한 버텨서 1-0으로라도 전반을 끝내려고 했다"며 "그렇게 하면 기회가 올 것으로 생각했다"고 당시 각오를 설명했다.

16강 상대로 브라질이 유력한 가운데 김승규는 올해 6월 브라질과 평가전을 돌아봤다.

그는 "우리가 그때 실점을 많이 했지만(1-5 패) 우리가 하고자 하는 축구를 했다"고 자평하며 "한 번 맞아봤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잘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또 이날 경기에 파울루 벤투 감독이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본 점을 지적하며 "개인적으로 마지막이 될 수 있는 경기에서 감독님이 벤치에 없이 치르는 게 싫었다"며 "마지막 경기는 다 같이 마무리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뛰었다"고 포르투갈전 각오가 남달랐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