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피격' 서훈 구속영장 발부…"증거 인멸 염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의 핵심인물로 지목된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68)이 3일 구속됐다.

김정민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5시께 “범죄의 중대성과 피의자의 지위, 관련자들과의 관계에 비추어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며 서 전 실장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고위 인사가 구속된 것은 서 전 실장이 처음이다.

검찰은 서 전 실장이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 씨가 북한군에 살해된 이튿날인 2020년 9월 23일 오전 1시께 열린 관계장관회의에서 이씨 피격 사실을 은폐하기로 하고 관계부처에 관련 첩보를 삭제하도록 지시했다고(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보고 있다. 서 전 실장은 국방부·국가정보원·해양경찰청 등 관계기관이 이씨가 ‘자진 월북’한 것으로 몰아가도록 보고서나 보도자료에 허위 내용을 쓰게 한 혐의(허위공문서 작성 및 동 행사)도 받는다.

검찰은 “당시 국가안보실이 피격 공무원이 월북했다는 취지로 발표를 하는 등 핵심적 역할을 해왔다”며 서 전 실장을 이번 사건의 최종 결정권자로 지목해왔다. 서 전 실장은 당시 대응이 다양한 첩보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내린 ‘정책적 판단’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법원이 역대 최장 시간인 10시간가량 심사를 진행한 끝에 영장을 발부하면서 혐의가 어느 정도 소명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향후 검찰이 ‘윗선’인 문재인 전 대통령이 관여했는지 여부를 따져볼 가능성도 있다.

최한종/오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