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힘찬 윤회㈜ 대표
노힘찬 윤회㈜ 대표
“중고의류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노힘찬 윤회㈜ 대표는 “글로벌 중고의류 산업이 팬데믹 기간동안 일반 패션 소매시장 대비 11배 빠르게 성장했다”며 “우리나라 중고의류 산업은 2008년 4조원에서 2025년까지 20조원 시장으로 성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노 대표는 “앞으로 패션 산업은 중고거래가 익숙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기성 패션 시장’과 ‘중고 패션 시장’의 구분이 모호해질 것”이라며 “유럽과 미국의 패션 산업 ESG 규제에 따라, 패션 브랜드는 기존 유지해온 ‘생산-유통-폐기’방식에서 ‘생산-유통-재활용’ 관점으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4월 나스닥에 상장한 THREDUP이라는 패션 리세일 기업은 사람들이 안 입는 옷을 수거해 재판매하는 모델로 선구자적 지위를 갖게 되었고, 많은 패션 브랜드의 재고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패션 브랜드가 자체적으로 리세일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결국 패션 리세일 전문 기업과 함께 협력하는 구조를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Q: 민트컬렉션은

A: 윤회㈜가 운영하는 순환 패션 플랫폼이다. 브랜드의 재고 문제 해결과 소비자의 중고의류 거래를 돕는다. 사람들이 더 이상 입지 않는 옷을 비대면으로 수거해 재판매하는 B2C에서 비즈니스를 시작해, 현재는 패션 브랜드의 재고 문제를 해결하는 B2B로 영역을 확장했다.

중고의류는 상대적으로 온라인보다 오프라인에서 강한 아이템이고, 중고의류 소비층이 두텁지 않기 때문에 오프라인에서 고객과의 접점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인사이트를 최대한 많이 확보하려고 노력해왔다. 오프라인에서 수집한 중고의류 데이터는 온라인 플랫폼 개발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

Q: 서울 디자인 페스티벌 2021에 참여했는데

A: 단기간에 가장 많은 사람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얻기 위해서였다. 행사에 참여하면서 세가지 과제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첫째, ‘중고의류’가 아닌 ‘새로운 옷’, 즉 ‘패션 아이템’으로서 소개하기, 둘째, 옷을 의인화해서 생각하는 민트컬렉션만의 콘셉트를 표현하기, 셋째, ‘중고의류’를 경험하는 과정이 자연스럽고 즐겁게 만들기 등이다.

빈티지류에 속하는 중고의류와 요즘 가장 트렌디한 디자이너, 도메스틱 브랜드의 중고의류를 함께 배치하는 큐레이션으로 중고의류에 대한 인식이 최대한 느껴지지 않도록 배치했다. VMD, 그래픽디자인 요소도 패션 편집숍에서 볼 수 있는 비주얼 전략을 활용했다. 사람들이 민트컬렉션을 최초로 만났을때 가장 먼저 ‘호기심’을 가질 수 있어야 했고, 그 이후엔 호감을 느낄 수 있어야 했다.

콘텐츠는 크게 두가지로 나누었고, 평소 이벤트 참여가 소극적인 사람도 부담없이경험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전개했다.

첫 번째 콘텐츠는, ‘옷을 하나의 인격체로 본다면 우리는 옷과 어떻게 커뮤니케이션을 해야할까?’, ‘만약 옷에도 인격이 있다면, 옷이 다른 옷을 부러워한다면 그건 어떤 옷일까?’, ‘정말 많은 사람이 거쳐간 옷은 옷의 세상에서는 셀럽이 아닐까?’라는 질문을 바탕으로 <세상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입은 옷만들기 기네스북 챌린지>를 기획했다. 빈티지 입셍로랑 자켓에 디지털 프린트를 한 기네스북용 옷을 만들어 누구나 의미있게 참여할 수 있는 섹션을 만들었다.

두 번째 콘텐츠는, ‘사람들은 매일 옷을 입는 일이 과연 즐거울까?’, ‘옷으로 망가지면서도 꽤나 트렌디할 수 있다면 재미있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바탕으로 <어글리드레서 컨테스트>를 개최했다. 디자인과 패턴이 독특한 의류만을 큐레이션하여 누구나 마음껏 옷을 입어보며 즐길 수 있는 섹션을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많은 인원이 참여하며 서울 디자인 페스티벌 내내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던 부스가 되었다. 저희가 의도했던대로, 중고의류라는 인식 없이 새로운 패션 아이템을 자연스럽게 경험하며 즐거움을 함께 나누었던 좋은 경험이었다.

Q: 오프라인 매장 운영은

A: 저희는 하루 최대 3000벌에 가까운 옷을 수거하고 분류하면서 의미있는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었다. 하지만, 늘어나는 재고량에 비해 판매가 저조해 재고에 대한 부담이 굉장히 컸다.

코로나의 영향으로 주요 상권에 샵들이 하나 둘 빠지고 있던 시기를 오히려 저희는 기회라고 판단했고 단기 임대 방식으로 수도권 주요 거점에 4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해보기로 했다. 당시 저희가 베팅할 수 있는 마지막 자원을 쏟아부었다.

예상보다 좋은 성과를 거두며 우리 스스로도 악성재고라 판단하고 팔지 못할 것 같았던 옷들을 빠르게 소진시킬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어떤 지역에서 어떤 고객에게 어떤 옷이 잘 매칭되는지에 대한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하면서 판매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된 좋은 계기가 되었다.

“중고의류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Q: Mint ID 솔루션은

A: 소비자 단계에서 중고의류를 수거하고 재판매하는 모델을 1년 6개월 가까이 운영하면서 운영 효율의 한계를 실감할 수 밖에 없었다. 기본적으로 패션 리세일 산업은 크게 1세대와 2세대로 나뉜다. 1세대 모델은 전통적으로 헌옷수거함, 또는 방문수거 방식으로 옷을 수거해 수익을 내는 사업이고, 2세대 모델은 C2C로 옷을 가진 고객과 사려는 고객의 거래를 연결해주며, 광고 또는 거래수수료로 수익을 내는 사업이다.

두 모델에는 큰 차이점이 있지만, 공통적으로 좋은 옷을 안정적으로 수급해야 한다는 어려운 과제가 있다. 저희 역시 동일한 영역에서 사업을 운영하고 있었기에 새로운 해법을 찾아야만 했다.

이러한 배경에서 새롭게 떠올린 아이디어가 바로 Mint ID 디지털 케어라벨 솔루션이다. ‘옷이 생산되는 시점에 회수지를 민트컬렉션으로 결정할 수 있다면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하지 않을까?’였다.

패션 브랜드의 옷이 생산되는 시점부터 민트컬렉션으로 재판매할 수 있도록 보증해주고, 암호화된 코드로 정품을 보증해주고, 중고시장에서의 유통이력을 관리해준다면 그간 패션 산업이 도달하지 못한 영역에서 유의미한 사업을 운영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빠른 의사결정으로 약 4개월간의 개발을 거쳐 암호화된 디지털 워터마크 기술이 적용된 케어라벨 기반의 플랫폼 MVP 개발을 완료했고, 체계적인 영업전략을 통해 벌써 40개 가까운 제휴사를 모집하게 되었다.

Mint ID 솔루션은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이지만, 민트컬렉션의 운영 효율 측면뿐 아니라, ESG 전환기에 생산, 재고, 유통 이슈 측면에서 브랜드의 체질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솔루션으로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Q: 민트컬렉션 구성원은

A: 대표인 저는 15년차 중고의류 소비자다. 중고의류 비선호자에서 중고의류 마니아가 되기까지의 변화 과정을 경험했고, 실제 빈티지 전문 쇼핑몰을 운영하며 판매자로서의 고충도 잘 알고 있다.

다른 구성원들도 대부분 중고의류 덕후다. 우리는 중고의류의 등급에 따른 세부적인 분류, 물류의 흐름, 프라이싱에 대한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 중고의류, 구제, 세컨핸즈, 빈티지 등으로 분류되는 기준은 아직 대중적으로 정의된 바가 없기에 국내 중고의류의 분류 기준을 민트컬렉션의 방식으로 체계화시켜 나갈 계획이다.

예술, 문화 전반에 경험을 두텁게 쌓은 주축 멤버를 중심으로 온라인 보다는 오프라인에 강점을 가지고 있어, 느슨한 1000명 보다 확실한 100명과의 두터운 관계 형성에 집중하고 있다. 늘 유연하게 사고하고, 빠르게 실행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여 아직 정의되지 않은 패션 리세일 산업에서 민트컬렉션만이 할 수 있는 일을 만들어가고 있다.

■ Interviewer 한 마디

노힘찬 대표는 “마케팅은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해야 한다”며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가장 필수적인 능력이 ‘공감’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노 대표는 “내가 현재 경험할 수 있는 영역에서 선입견 없이 폭 넓게 사고를 할 수 있는 역량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목적을 위한 경험이 아닌 사소한 경험이 목적을 위해 활용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노 대표의 조언에 공감한다.

장경영 선임기자

마케터를 위한 지식·정보 플랫폼
■ 한경 CMO 인사이트 구독하기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956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