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식량가격 8개월째 하락세…곡물값도 내려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치솟았던 세계 식량가격이 8개월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전월(135.9)보다 소폭 하락한 135.7로, 올해 1월(135.6) 수준으로 떨어졌다.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올해 3월 159.7로 최고치를 기록했고 이후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

FAO는 24개 품목에 대한 국제가격 동향을 모니터링해 곡물·유지류·육류·유제품·설탕 등 5개 품목군별로 식량가격지수를 매월 집계해 발표한다.

지수는 2014∼2016년 평균 가격을 100으로 두고 비교해 나타낸 수치다.

품목별로 보면 곡물, 육류, 유제품 가격은 하락했고 유지류와 설탕 가격은 올랐다.

곡물 가격지수는 지난 9월과 10월 연속 상승했으나 지난달에는 전월보다 1.3% 하락한 150.4를 기록했다. 밀 가격은 러시아의 흑해 곡물 수출협정 복귀에 따라 하락했고 옥수수도 흑해 곡물 수출협정이 연장되고 미국에서 물류 여건이 개선되면서 가격이 떨어졌다.

쌀의 경우 아시아 국가 통화가 달러 대비 절상돼 환율 영향으로 상승했다.

육류는 전월보다 0.9% 하락한 117.1이다. 소고기는 브라질, 호주의 수출 물량이 증가해 가격이 떨어졌다. 그러나 가금육은 조류인플루엔자 심화로 공급물량이 줄어 가격이 올랐고 돼지고기도 연휴를 앞두고 수요가 증가하면서 가격이 상승했다.

유제품 가격 지수의 경우 1.2% 하락한 137.5다. 버터, 탈지분유 등은 가격이 하락했으나 치즈는 유럽의 수출 물량이 감소하면서 가격이 올랐다.

반면 유지류는 전월 대비 2.3% 상승한 154.7로 집계됐다.

팜유는 동남아시아에서 기상 문제로 생산량 감소가 예상되자 가격이 상승했고, 대두유는 바이오연료 관련 수요로 인해 가격이 올랐다.

유채씨유는 국제 공급물량이 충분할 것으로 전망돼 가격이 떨어졌고 해바라기씨유는 흑해 곡물 수출협정 연장으로 인해 가격이 하락했다.

설탕 가격은 5.2% 상승한 114.3이다.

주요 생산국의 수확 지연에 따라 공급량이 부족해졌고 인도에서 설탕 수출을 제한하면서 가격이 올랐다.브라질에서 에탄올 가격이 상승하면서 에탄올용 사탕수수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도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농식품부는 관련 업계와 곡물 재고, 시장 동향 등을 점검하면서 곡물 수급 불안 상황에 대응하는 조치를 추진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전반적으로 보합 상황이 유지될 것으로 보이지만 파종 단계인 남미의 기상 상황과 우크라이나 사태 추이, 중국의 수요 변화 등이 가격 변화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경기자 khk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