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먹으면서까지 사업하고 싶지 않다"…50대 창업가의 '뚝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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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신문·한국관광공사 공동기획 ①
최종석 캠핑톡 대표
대형 플랫폼 성장 방식과 정반대로 간다
낮은 수수료율 고수....외부 투자 통한 몸집 불리기도 안 해
직영 캠핑장, '착한 플랫폼' 시험 무대 될 것
최종석 캠핑톡 대표
대형 플랫폼 성장 방식과 정반대로 간다
낮은 수수료율 고수....외부 투자 통한 몸집 불리기도 안 해
직영 캠핑장, '착한 플랫폼' 시험 무대 될 것
요즘 스타트업의 성장 공식과 정반대 길을 걸어가는 곳이 있다. 사업성을 먼저 검증한 후 투자를 받겠다는 마음으로 투자유치를 지금껏 미뤄왔다. '반값 수수료'를 내걸면서 시장에 안착한 이후에도 수수료율 인상 계획은 없다고 공언한다. 벤처투자를 받아 몸집을 키우고 때가 되면 수수료율 인상으로 수익을 꾀하는 여느 대형 플랫폼과는 차별화된 행보다. 50대 창업가 최종석 캠핑톡 대표의 얘기다.
7일 서울 중구 다동에 위치한 한국관광공사 관광기업입주센터에서 만난 최 대표는 "40대 중반에 다니던 회사를 나와 2018년 캠핑톡을 설립한 이후 어느새 50대가 됐는데 욕 먹어 가면서까지 사업하고 싶지 않다"며 "캠핑장 사장님들과 함께 크는 '착한 플랫폼'을 증명해 내고 싶다"고 말했다. 캠핑톡은 지역, 테마, 주요 부대시설 등 조건을 검색하면 원하는 날짜에 최적의 제휴 캠핑장을 손쉽게 찾아 예약·결제까지 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원래는 50만명의 캠퍼 회원을 보유한 캠핑 전문 커뮤니티였다. 성장 한계에 부딪혀 시장에 매물로 나온 캠핑톡을 최 대표가 인수해 2018년 4월 법인으로 전환했다.
캠핑톡은 네이버의 예약 대행사업으로 시작했다. 2020년 2월 코로나19(신종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세로 캠핑 인기가 높아지가 최 대표는 자체 플랫폼을 구축할 기회가 왔다는 것을 직감했다. 그해 11월 기업부설 연구소를 만들고 3명의 개발자를 영입하고 자체 앱 개발에 나섰다. 개발자들이 캠퍼였기에 더욱 열의를 갖고 앱을 만들었다.
최 대표는 그전까지 캠핑을 해본 적 없는 '캠알못'이었지만 영업엔 자신 있었다. 그는 제약회사 영업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통신회사 텔코인에서 제휴사업 총괄만 13년을 한 베테랑이었다. 최 대표는 직접 캠핑장 영업을 전담하며 전국 450개 캠핑장과 제휴를 맺었다. "한가지 원칙만 지키면 영업이 어렵지만은 않습니다. 약속만 지키면 됩니다. 할 수 있는 범위까지 얘기하고 약속을 지키니 캠핑장 사장님과 신뢰가 쌓였죠."
네이버 예약 대행으로 시작한 캠핑톡은 기술적인 범용성을 기반으로 다른 기업과 적극적인 제휴사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7월엔 강남 사무실을 정리하고 강북 도심에 위치한 한국관광공사 관광기업지원센터에 입주한 것도 제휴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최 대표는 "관광공사 입주기업이 되면 대외신뢰도가 높아질 것이란 예상이 적중했다"며 "SK 베네피아, 이제너두, KB국민은행 스타뱅킹, 여기어때 등 다른 기업으로부터 제휴 연락이 먼저 왔다"고 설명했다. 물론 임대료도 월 500만원가량 절약했다.
캠핑톡 앱 이용자 수는 하루 1500~2000명 수준이다. 2018년 17억원이던 캠핑톡의 거래액은 올해 290억 수준으로 급증했다. 올해 매출은 23억원으로 전년 대비 25% 성장했다. 전국 캠핑장은 3000여개 정도다. 그중 캠핑톡은 450개의 글램핑카라반과 오토캠핑장과 제휴를 맺고 있다. 최 대표는 "5년 내 캠핑장 예약 시장의 40% 수준인 2000억원 규모 거래액을 달성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캠핑 예약 플랫폼 시장에서 후발 주자인 캠핑톡은 사업 초기 '반값 수수료'를 내세웠다. 최 대표는 "수수료 인상 계획은 없다"고 못 박았다. 슈퍼 앱이 된 대형 플랫폼들이 수수료를 높이는 바람에 제휴 점주들의 불만을 사는 경우를 옆에서 목격했기 때문이다. 그는 "수수료를 올리면 수익이 늘어날 것 같지만 결국 이탈하는 캠핑장이 나오면서 제 살 깎기가 될 것"이라며 "내 이익을 위해 수수료를 올리는 것은 그동안 캠핑장 사장님들에게 한 약속을 어기게 되는 꼴"이라고 덧붙였다.
캠핑톡의 내년 목표는 직영 캠핑장 개설이다. 온라인 플랫폼에서 오프라인으로 진출하는 '스케일업'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향후 직영 캠핑장 개설 속도를 높이기 위해 투자 유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최 대표는 “회사 자금을 먼저 투입해 매출과 수익 데이터를 만든 후에 투자 유치에 나설 계획”이라며 “명확한 전략을 실행에 옮기는 데에만 투자금을 써야지 인건비나 판관비로 쓸 생각은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캠핑톡의 직영 캠핑장은 최 대표가 강조하는 '착한 플랫폼'의 시험 무대다. 직영 캠핑장은 이미 성공적으로 캠핑장을 운영하는 제휴 캠핑장과 함께 만들 예정이다. 캠핑장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술도 도입한다. KT의 배송 로봇이 캠핑장을 활보하게 된다.
캠핑장 예약 플랫폼 운영사가 직영 캠핑장을 만든다고 하면 으레 목 좋은 곳에 차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최 대표는 인구 소멸 지역, 폐교 등을 캠핑장 부지로 검토하고 있다.
그는 "플랫폼은 제휴 숙박업체의 매출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에 핵심 상권에 들어가서 직영 사업을 한다는 건 '불공정한 경쟁'이 되고 만다"며 "캠핑톡은 오히려 소외된 지역에 직영 캠핑장을 만들어 지역경제도 활성화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7일 서울 중구 다동에 위치한 한국관광공사 관광기업입주센터에서 만난 최 대표는 "40대 중반에 다니던 회사를 나와 2018년 캠핑톡을 설립한 이후 어느새 50대가 됐는데 욕 먹어 가면서까지 사업하고 싶지 않다"며 "캠핑장 사장님들과 함께 크는 '착한 플랫폼'을 증명해 내고 싶다"고 말했다. 캠핑톡은 지역, 테마, 주요 부대시설 등 조건을 검색하면 원하는 날짜에 최적의 제휴 캠핑장을 손쉽게 찾아 예약·결제까지 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원래는 50만명의 캠퍼 회원을 보유한 캠핑 전문 커뮤니티였다. 성장 한계에 부딪혀 시장에 매물로 나온 캠핑톡을 최 대표가 인수해 2018년 4월 법인으로 전환했다.
캠핑톡은 네이버의 예약 대행사업으로 시작했다. 2020년 2월 코로나19(신종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세로 캠핑 인기가 높아지가 최 대표는 자체 플랫폼을 구축할 기회가 왔다는 것을 직감했다. 그해 11월 기업부설 연구소를 만들고 3명의 개발자를 영입하고 자체 앱 개발에 나섰다. 개발자들이 캠퍼였기에 더욱 열의를 갖고 앱을 만들었다.
최 대표는 그전까지 캠핑을 해본 적 없는 '캠알못'이었지만 영업엔 자신 있었다. 그는 제약회사 영업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통신회사 텔코인에서 제휴사업 총괄만 13년을 한 베테랑이었다. 최 대표는 직접 캠핑장 영업을 전담하며 전국 450개 캠핑장과 제휴를 맺었다. "한가지 원칙만 지키면 영업이 어렵지만은 않습니다. 약속만 지키면 됩니다. 할 수 있는 범위까지 얘기하고 약속을 지키니 캠핑장 사장님과 신뢰가 쌓였죠."
네이버 예약 대행으로 시작한 캠핑톡은 기술적인 범용성을 기반으로 다른 기업과 적극적인 제휴사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7월엔 강남 사무실을 정리하고 강북 도심에 위치한 한국관광공사 관광기업지원센터에 입주한 것도 제휴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최 대표는 "관광공사 입주기업이 되면 대외신뢰도가 높아질 것이란 예상이 적중했다"며 "SK 베네피아, 이제너두, KB국민은행 스타뱅킹, 여기어때 등 다른 기업으로부터 제휴 연락이 먼저 왔다"고 설명했다. 물론 임대료도 월 500만원가량 절약했다.
캠핑톡 앱 이용자 수는 하루 1500~2000명 수준이다. 2018년 17억원이던 캠핑톡의 거래액은 올해 290억 수준으로 급증했다. 올해 매출은 23억원으로 전년 대비 25% 성장했다. 전국 캠핑장은 3000여개 정도다. 그중 캠핑톡은 450개의 글램핑카라반과 오토캠핑장과 제휴를 맺고 있다. 최 대표는 "5년 내 캠핑장 예약 시장의 40% 수준인 2000억원 규모 거래액을 달성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캠핑 예약 플랫폼 시장에서 후발 주자인 캠핑톡은 사업 초기 '반값 수수료'를 내세웠다. 최 대표는 "수수료 인상 계획은 없다"고 못 박았다. 슈퍼 앱이 된 대형 플랫폼들이 수수료를 높이는 바람에 제휴 점주들의 불만을 사는 경우를 옆에서 목격했기 때문이다. 그는 "수수료를 올리면 수익이 늘어날 것 같지만 결국 이탈하는 캠핑장이 나오면서 제 살 깎기가 될 것"이라며 "내 이익을 위해 수수료를 올리는 것은 그동안 캠핑장 사장님들에게 한 약속을 어기게 되는 꼴"이라고 덧붙였다.
캠핑톡의 내년 목표는 직영 캠핑장 개설이다. 온라인 플랫폼에서 오프라인으로 진출하는 '스케일업'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향후 직영 캠핑장 개설 속도를 높이기 위해 투자 유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최 대표는 “회사 자금을 먼저 투입해 매출과 수익 데이터를 만든 후에 투자 유치에 나설 계획”이라며 “명확한 전략을 실행에 옮기는 데에만 투자금을 써야지 인건비나 판관비로 쓸 생각은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캠핑톡의 직영 캠핑장은 최 대표가 강조하는 '착한 플랫폼'의 시험 무대다. 직영 캠핑장은 이미 성공적으로 캠핑장을 운영하는 제휴 캠핑장과 함께 만들 예정이다. 캠핑장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술도 도입한다. KT의 배송 로봇이 캠핑장을 활보하게 된다.
캠핑장 예약 플랫폼 운영사가 직영 캠핑장을 만든다고 하면 으레 목 좋은 곳에 차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최 대표는 인구 소멸 지역, 폐교 등을 캠핑장 부지로 검토하고 있다.
그는 "플랫폼은 제휴 숙박업체의 매출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에 핵심 상권에 들어가서 직영 사업을 한다는 건 '불공정한 경쟁'이 되고 만다"며 "캠핑톡은 오히려 소외된 지역에 직영 캠핑장을 만들어 지역경제도 활성화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