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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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가 급락했다. 미 중앙은행(Fed)이 예상보다 더 오래 높은 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강화되면서다. 국내 증시도 하락 출발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국내 증시 하락 출발 불가피

미국 증시가 전날 ISM 제조업지수의 호조로 인한 긴축 지속 부담 속에 급락세로 마감한 점은 6일 국내 증시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미국의 최종금리가 연 5%를 넘어설 것이라는 부담에다 테슬라 급락(- 6%)으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가 경기 둔화에 따른 기업들의 비용 절감 소식이 진행되자 테슬라(-6.37%)와 아마존(-3.31%) 등이 크게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나스닥 중심으로 낙폭을 확대한 점은 한국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특히 미국 서비스업지수 개선 등으로 달러 강세, 금리 상승으로 전반적인 투자심리가 위축된 점도 한국 증시 하락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수급 불균형이 이어지며 외국인의 매도세가 대형주 중심으로 유입되고 있으나, 중기적으로 보면 대 중국 수출 증가 기대를 높이는 요인이라는 점을 감안 하락은 제한될 것"이라며 "국내 증시는 1% 내외 하락 출발한 후 반발 매수세가 유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S&P500(200일선), 나스닥(120일선), 코스피(200일선), 코스닥(120일선) 등 주요 지수들이 기술적 저항선에 직면했다는 점이 시장참여자들로 하여금 방향성 베팅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미국 증시 급락, 원달러 환율 상승(역외 +13원) 등이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는 "국내 증시는 비교적 큰 폭의 하락 출발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다만 국내 증시는 중국의 방역규제 완화라는 완충제가 있어 하방은 단단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 긴축 장기화 우려에 나스닥 1.93%↓마감

미국 증시는 경제 지표 호조에 중앙은행(Fed)이 예상보다 더 오래 높은 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강화되면서 하락했다. 5일(현지시간) 다우존스지수는 전장보다 482.78포인트(1.40%) 하락한 33947.10으로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전장보다 72.86포인트(1.79%) 떨어진 3998.84로, 나스닥지수는 221.56포인트(1.93%) 밀린 11239.94로 장을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내년 긴축은 예상보다 더 높이, 오래 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이날 장중 발표된 미 공급관리협회(ISM)의 서비스 지표가 반등세로 돌아서면서 이같은 분위기에 힘을 보탰다. ISM이 집계한 11월 서비스업(비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6.5로 전달의 54.4에서 반등세로 돌아섰다.

한편 테슬라는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12월 생산량을 감축할 것이라는 일부 외신 보도를 부인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테슬라 차이나는 이날 상하이 공장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Y의 12월 생산량이 전월과 비교해 20% 넘게 감소할 것이라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 WSJ "Fed, 금리 5% 이상으로 올릴 듯…2월 빅스텝 가능성도"

미국 중앙은행(Fed)이 노동시장 과열 때문에 내년에도 예상보다 공격적인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반적으로 물가상승률이 정점을 찍고 둔화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임금 상승 압력이 여전한 만큼 현재 투자자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높은 수준까지 계속해서 기준금리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 WSJ의 진단이다.

오는 13∼14일 열리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0.5%포인트의 금리인상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13일 발표 예정인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높게 나올 경우 연준이 다음 회의인 내년 2월에도 연속 빅스텝(한 번에 0.5%포인트 금리인상)을 밟을 수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WSJ에 따르면 Fed는 12월 FOMC 회의 후 내놓을 점도표(FOMC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도표)에서 내년 기준금리 전망치를 종전 4.5∼5%에서 4.75%∼5.25%로 살짝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SC "비트코인, 내년 70% 폭락…금 가격, 30% 상승 가능성"

영국계 은행 스탠다드차타드(SC)는 내년 비트코인 가격이 코인당 5000달러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예상했다. 5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SC는 이날 '2023년 금융시장에서 깜짝 놀랄 일들'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내다봤다. 현재 비트코인 시세가 1만7천달러 선이라는 점에서 70% 추가 폭락할 수 있다는 경고인 셈이다.

에릭 로버트슨 SC 글로벌 리서치국장은 보고서에서 "기술주와 함께 (비트코인의) 수익률이 급락할 것"이라면서 "점점 더 많은 가상화폐 회사와 거래소들의 유동성이 부족해져 추가 파산이 발생하고 디지털 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무너질 것"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가상화폐 가격이 추가로 하락하고 더 많은 가상화폐 회사들이 유동성 위기와 인출 사태에 굴복하면서 금 가격은 온스당 2250달러까지 30%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 "내년 한국경제, 1% 성장도 위태"

주요 투자은행(IB)들은 우리 경제 성장률이 올해 2%대 중반에서 내년 1%대 초반으로 급격히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같은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에 한참 못미치는 수준이다.

6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바클레이즈·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A-ML)·씨티·크레디트스위스·골드만삭스·JP모건·HSBC·노무라·UBS 등 9개 주요 외국계 투자은행(IB)이 지난달 말 기준 보고서를 통해 밝힌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1.1%로 집계됐다. 10월 말 기준 9개 투자은행의 전망치 평균(1.4%)과 비교하면 한 달 사이에 0.3%포인트(p) 하락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