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원더골' 백승호 "2002 한일 대회로 축구…딱 20년 지나 데뷔"
카타르 월드컵 마지막 경기가 된 데뷔전에서 '원더골'을 터뜨린 백승호(25·전북)는 "2002년 월드컵을 보고 축구를 시작했는데 딱 20년이 지나 데뷔전을 치렀다"며 벅찬 심정을 전했다.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6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974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에서 전반에만 4골을 내준 끝에 1-4로 졌다.

후반 20분 황인범(올림피아코스)을 대신해 그라운드를 밟은 백승호는 생애 첫 월드컵 경기부터 우리나라 축구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벤투호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켜준 후반의 만회 골이 백승호의 발에서 나왔다.

후반 31분 이강인(마요르카)이 상대 왼쪽 측면에서 차올린 프리킥을 브라질 수비가 헤딩으로 걷어냈으나 볼은 페널티아크 앞에 있던 백승호에게로 향했다.

그러자 백승호가 왼발로 잡아놓고 왼발 슛으로 브라질 골대 오른쪽에 꽂았다.

백승호는 경기 후 취재진에 "(20년간) 힘들었던 시간이 스쳐 지나갔다.

부모님께 감사한 마음도 들었다"며 데뷔 소감을 전했다.
[월드컵] '원더골' 백승호 "2002 한일 대회로 축구…딱 20년 지나 데뷔"
이어 "기회가 오면 자신 있게 슈팅을 차자고 했는데 마침 운이 좋게 내 앞에 공이 떨어졌다"며 "굴절되면서 운 좋게 들어갔다. 감사한 마음뿐"이라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인생에 잊을 수 없는 하루고, 전환점이 될 것 같다"며 "여기가 끝이 아니다.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했다.

세계 강호들과 무대에 막 뛰어든 백승호에게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브라질의 벽은 높게만 다가왔다.

백승호는 "세계에서 꼽히는 최고의 팀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며 "최대한 차분하게 하자고 생각하면서 들어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호승심을 보였다.

그는 "축구공은 둥글다. 경기 전에는 결과를 알 수 없다"며 "앞으로 더 발전하겠다. 이전처럼 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백승호는 벤투 감독 이후에도 '확실한 철학'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벤투 감독은 이날 경기 후 대한축구협회와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만의 색깔로, 하나의 철학으로 4년간 잘 준비한다면 좋은 팀에서 뛰는 좋은 선수가 많아서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