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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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초는 직장인 재테크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 중 하나다. 기업들이 일상적인 월 급여와 별도로 그해 실적에 기반한 성과급(연말 보너스)을 지급하는 사례가 많다. 이렇게 예상치 못한 목돈이 생겼을 때 미래를 위한 투자에 쓴다면 중장기 재테크 목표 달성을 앞당길 수 있다. 또 직장인의 연례행사인 연말정산도 ‘13월의 월급’을 받을 수 있는 기회다. 올해 남은 한 달 동안 작년 대비 달라진 세법 개정 사항을 꼼꼼히 살펴보고 공제액을 극대화하기 위해 소비 지출 내역 점검과 적절한 절세 금융상품 가입에 나서야 할 시점이다.

○연말 보너스는 고금리 예·적금에…

연말 보너스를 재투자한다면 올 들어 지속된 금리 상승세 덕에 매력도가 크게 상승한 은행권 고금리 예·적금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금융당국이 은행권 자금 쏠림 현상을 우려해 예금금리 인상 자제를 당부하면서 상승세가 한풀 꺾였지만 여전히 연 5%대 예·적금 상품이 적지 않다.

부산은행 ‘더(The) 특판 정기예금’은 우대금리를 포함한 최고 금리가 연 5.4%에 달한다. 수협은행 ‘Sh플러스알파예금’(연 5.30%)과 전북은행 ‘JB 123 정기예금’(연 5.30%) 등도 금리가 높은 편이다. 다만 이 같은 특판 상품은 신용카드 발급이나 결제 실적 등 우대금리 요건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특판 상품을 제외하고 은행권에서 가장 높은 금리를 주는 예금은 SC제일은행 ‘e-그린세이브 예금’(연 5.30%)이다. ‘SC제일 마이100통장’에서 1000만원 이하 금액을 출금해 예금에 가입하면 0.1%포인트 우대금리를 준다.

우대금리 조건이 까다롭게 느껴진다면 기본금리가 높은 상품을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 1년 만기 예금 가운데 기업은행 ‘IBK D-Day통장’ 기본금리가 연 5.03%로 가장 높다.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예금 중에선 농협은행 ‘NH올원e예금’이 1년 만기 기준으로 0.3%포인트 우대금리를 적용해 가장 높은 연 5.1%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서는 은행권보다 대략 1%포인트 안팎의 높은 금리를 준다.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회전식 정기예금 상품이 연 6.10%로 가장 높다. 대한저축은행 ‘정기예금(인터넷뱅킹)’도 연 6.0%를 주고 있으며 다올저축은행 ‘Fi 리볼빙 정기예금(비대면)’과 OK저축은행 ‘OK e-안심정기예금(변동금리)’, SBI저축은행 ‘복리정기예금(변동금리)’ 등도 연 5.9%의 고금리를 제공한다.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에 넣어둔 예금은 금융사 한 곳당 예금자 보호 한도인 5000만원까지 원리금을 보장받을 수 있다. 만에 하나 금융사가 부도 처리되더라도 원금과 이자를 합쳐 5000만원 범위에서 돌려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당초 약정 금리가 아니라 예금보험공사 기금관리위원회 이자율이 적용되기 때문에 금융사의 재무건전성을 따져보고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

장기로 돈을 묶어둘 여유가 있다면 보험사들이 판매 중인 저축성 보험도 추천할 만하다. 현재 동양생명(연 5.95%), 푸본현대생명(연 5.9%), 교보생명(연 5.8%), 한화생명(연 5.7%) 등이 연 5%대 후반 상품을 팔고 있다. 대다수가 5년 만기 일시납 방식이다. 향후 시중금리가 떨어질 가능성을 감안할 때 5년간 연 5%대 확정 금리를 주는 이들 상품에 목돈을 묻어두는 것도 나쁘지 않다. 다만 저축성보험은 계약자가 낸 보험료 전액이 아니라 사업비 등을 뺀 차액이 적립되는 구조여서 실제 수익률이 표면금리보다 낮을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이달 연말정산 중간점검은 필수

연말정산도 올해가 가기 전 반드시 중간 점검이 필요하다. 신용카드 등 소득공제가 대표적이다. 연간 신용카드 등 사용액이 총급여의 25%를 초과하면 신용카드는 초과분의 15%를, 체크카드는 30%를 공제한다. 도서·공연·박물관·미술관 등 문화비 공제율도 30%다. 다만 문화비 소득공제는 총급여 7000만원 이하에서만 가능하다.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과 전통시장 결제금액은 공제율 40%를 적용한다. 대중교통 사용금액은 올 하반기 분에 한해 공제율이 80%로 확대된다.

연금저축과 개인형 퇴직연금(IRP)은 대표적인 연말정산용 금융상품이다. 두 상품을 잘만 활용해도 연말정산 때 최대 115만원까지 돌려받을 수 있다. 근로소득 1억2000만원 이하, 종합소득 1억원 이하 요건을 충족하면 연금저축에 연 400만원, IRP에 연 300만원을 납입하면 된다. 반면 근로소득 1억2000만원, 종합소득 1억원 초과 근로자는 연금저축 300만원만 세액공제 대상이다. 따라서 700만원 모두 세액공제를 받으려면 나머지 400만원은 IRP에 적립하거나 모두 IRP로만 700만원 한도를 채우면 된다. 만 50세 이상이라면 연금저축과 IRP를 합쳐 900만원(연금저축 최대 600만원)까지 세액공제가 가능하다. 다만 근로소득 1억2000만원, 종합소득 1억원, 금융소득 2000만원 초과 근로자는 공제 한도 상향 대상에서 제외된다.

연금 상품은 중도 해지하면 손해를 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나중에 연금으로 받으면 연금소득세 3.3~5.5%만 내면 되지만, 중도 해지 시 세액공제를 받았던 적립금과 운용 수익에 대해 16.5% 세율의 기타소득세를 내야 한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