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골' 조규성·'택배 크로스' 이강인·'캐넌포' 백승호 맹활약
[월드컵] 조규성·이강인·백승호 '4년 뒤엔 우리가 주역'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12년 만의 16강 진출을 이룬 한국 축구는 이번 대회를 통해 '젊은 피'들의 재능과 경쟁력을 재확인하는 수확을 거뒀다.

이번 대회에서 태극전사 중 가장 주목받은 선수를 꼽자면 단연 스트라이커 조규성(24·전북)을 들 수 있다.

조규성은 파울루 벤투 감독 체제에서 지난해 9월 처음 A매치 데뷔전을 치른 뒤 괄목할만한 성장을 하며 대표팀 주축 공격수로 자리매김했다.

애초 황의조(올림피아코스)의 백업 자원 정도로 여겨졌으나 올해 K리그1에서 17골로 득점왕을 차지하는 등 소속 팀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벤투 감독의 부름을 꾸준히 받았고, 생애 첫 월드컵 출전 기회까지 잡았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조규성은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루과이와 조별리그 1차전만 후반 교체 출전했을 뿐 이후 브라질과의 16강전까지 3경기에 연속으로 선발 출전하며 대표팀 최전방을 책임졌다.

특히 가나와 2차전에서는 비록 2-3으로 패하긴 했어도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 한 경기에서 멀티 골을 기록하며 자신의 참모습을 유감없이 뽐냈다.
[월드컵] 조규성·이강인·백승호 '4년 뒤엔 우리가 주역'
'골든 보이' 이강인(21·마요르카)도 대표팀 막내이지만 처음 나선 월드컵 무대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강인은 18세였던 2019년 폴란드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한국의 준우승을 이끌고 대회 최우수선수상 격인 골든볼까지 수상할 정도로 일찌감치 한국 축구의 미래로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카타르 월드컵에 참가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벤투 감독은 2021년 3월 일본과 평가전(0-3 패) 이후 1년 반 동안 이강인을 찾지 않더니 월드컵을 앞둔 지난 9월 A매치 기간에는 오랜만에 대표팀에 소집하고도 두 차례 평가전에서 단 1분도 그를 뛰게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강인은 올 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14경기에서 2골 3도움을 올리며 인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였고, 결국 월드컵 최종 명단에 극적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강인은 이번 월드컵에서 4경기에 모두 출전했고, 포르투갈전에서는 처음 선발로 나서기도 했다.

가나와 2차전에서는 교체 투입된 지 1분 만에 '택배 크로스'로 조규성의 첫 골을 도와 반격의 발판을 놓기도 했다.
[월드컵] 조규성·이강인·백승호 '4년 뒤엔 우리가 주역'
조별리그 내내 벤치를 지켰던 미드필더 백승호(25·전북)는 딱 한 번 받은 기회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전반에만 네 골을 내줘 일찌감치 승부가 기운 브라질과 16강전에서 벤투 감독은 후반 20분 황인범(올림피아코스)을 빼고 백승호를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그라운드에 내보냈다.

그러고 나서 후반 31분 한국 대표팀의 이날 유일한 골이 백승호의 발끝에서 터졌다.

이강인이 상대 왼쪽 측면에서 차올린 프리킥을 브라질 수비가 헤딩으로 걷어냈으나 볼은 페널티아크 앞에 있던 백승호에게로 향했다.

그러자 백승호가 왼발로 잡아놓고 강력한 왼발 중거리슛으로 브라질 골대 오른쪽 구석에 볼을 꽂았다.

출전 11분 만에 나온 백승호의 월드컵 데뷔골이었다.

브라질에는 조별리그 카메룬전(0-1 패)에 이은 이번 대회 두 번째 실점이었다.

사상 첫 원정 월드컵 8강 진출까지 노렸던 카타르 대회는 아쉽게 16강에서 마무리됐지만 영건들의 활약에 한국 축구는 더 나은 4년 뒤를 기대한다.

대표팀 주장이자 한국 축구의 에이스인 손흥민(토트넘)은 이번 대회를 마치면서 카타르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후배 선수들에 대해 "꾸준히 잘 해줘야 하고, 앞으로 책임감을 느끼고 잘해야 한다"며 "월드컵이라는 무대에서 자신의 이름을 걸고 실력을 펼칠 수 있어 자랑스럽고, 이게 끝이 아니고 앞으로 더 잘하는 선수가 되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