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잔액이 한 달 새 약 1조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월 1000억원가량 줄어 올해 처음 감소한 데 이어 감소폭이 더 커졌다. 금리 인상 여파로 전세대출 금리가 치솟자 대출을 상환하거나 월세로 바꿔 주거비 부담을 줄이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우리 하나 농협 등 5대 시중은행 전세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133조657억원으로 전달보다 9987억원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은행의 전세대출 잔액은 올해 꾸준히 증가하다가 지난 10월 1351억원이 줄면서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다.

5대 은행의 전세대출 금리는 전날 기준 연 5.27~7.727%(신규 코픽스 6개월 변동 기준)로 상단이 연 8% 진입을 앞뒀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기준 금리가 되는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COFIX)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10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전월 대비 0.58%포인트 상승한 3.98%로 2010년 공시를 시작한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금리가 급등하자 전세에서 월세로 밀려나 는 세입자도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 조사에 따르면 9월 전국 전·월세 거래량 20만5206건 중 월세 비중은 51.8%로 4월 이후 6개월 연속 월세 거래량이 전세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대출은 취약차주 정책 지원 대상으로 포함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세입자 부담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현재 변동금리 주담대를 연 3% 후반의 장기 고정금리로 바꿔주는 ‘안심전환대출’을 시행하고 있지만 전세대출 세입자는 지원 대상이 아니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