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를 초음파를 이용해 전달하는 기술을 개발 중인 신약벤처가 6000만달러 이상 투자금을 유치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샌프란시스코 소재 신약벤처 소노테라(Sonothera)는 6075만달러(약 80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받았다. 이번 투자는 아크벤처파트너스가 주도했으며, 글로벌 제약사가 출자해 운영하는 벤처캐피털 존슨앤존슨이노베이션와 버텍스벤처스를 비롯해 일라이릴리의 벤처투자 부문도 참여했다.

소노테라의 핵심 기술은 아데노부속바이러스(AAV)나 지질나노입자(LNP) 없이 유전자를 세포 내로 전달할 수 있는 초음파 천공(sonoporation)이다. 초음파를 국소 부위에 쏘아 세포막의 투과성을 일시적으로 높이고, 그 틈을 타 유전물질을 세포 안으로 집어넣는 원리다.

소노테라는 치료용 디옥시리보핵산(DNA)과 조영제를 정맥주사로 우선 투여한 다음, 표적 장기 및 세포에 초음파를 쏴 세포막을 순간적으로 파괴해 치료용 DNA가 세포 및 핵 안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을 짰다. DNA가 제대로 들어갔는지는 함께 투약한 조영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초음파 천공 기술은 기존에 사용하던 바이러스 기반 전달체(벡터)와 달리 면역원성 우려가 없고, LNP의 혈전 부작용 우려도 없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AAV 대비 더 많은 양의 유전물질을 전달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AAV로 전달할 수 있는 유전물질의 양은 4.71kb(킬로베이스, 1kb는 1000개의 염기 또는 염기쌍) 정도인데, 초음파 천공을 이용하면 이론상 그 이상을 전달할 수 있다.

전임상 단계인 소노테라가 투자심리가 위축된 현 시점에서 거금을 모은 것은 창업자들의 후광 효과가 컸다는 평가도 나온다. 소노테라는 케네스 그린버그와 마이클 데이비슨가 설립했다. 케네스 그린버그는 존슨앤존슨의 오픈이노베이션 부문 수석이사 출신이다. 마이클 데이비슨은 2020년 7억2500만달러에 노보노디스크가 인수한 코비디아테라퓨틱스의 설립자다.

초음파 천공이 완전히 혁신적인 기술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이 기술은 1991년 학계에 처음 보고됐으며, 유사 기술로는 전기 천공이 있다. 전기 천공 또한 순간적으로 세포막에 고전압을 흘려보내 투과율을 높이는 원리로 DNA나 리보핵산(RNA) 등을 집어넣을 수 있다. 국내 기업 제넥신이 전기천공기를 이용한 코로나19 DNA백신 개발을 시도했다.

초음파 천공을 이용한 유전자 치료제 또는 유전자 치료를 위한 초음파 천공 의료기기가 승인받은 사례는 아직 없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