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공주가 쓴 화장품이 'K뷰티'로…"복원 아니라 현대적 탄생"(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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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세자 누이' 화협옹주 유물 분석해 개발한 화장품·마사지 도구 선보여
청화백자에 모란·국화 디자인한 용기 눈길…"전통문화 가치, 성장 동력 되길" '기품은 침착하고 맑았으며 어버이 모시기를 정성으로 했다.
… 한 줄 기록하는데 눈물 열 줄기가 흘러내린다.
아, 슬프구나!' (영조가 지은 묘지석 일부)
화협옹주(和協翁主·1733∼1752)는 조선 영조의 딸이자 사도세자의 친누나다.
그는 미색이 뛰어나고 효심이 깊었다고 전하나 20세의 젊은 나이에 홍역으로 사망했다.
경기 남양주시 삼패동에 있는 그의 무덤에선 옹주가 생전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빗, 거울, 눈썹 먹 등 화장 도구와 다양한 화장품이 담긴 소형 도자기 등이 나와 관심을 끌었다.
약 270년 전 화협옹주의 유물을 현대적으로 재탄생시킨 화장품이 또 나온다.
문화재청 산하 한국전통문화대와 국립고궁박물관은 화협옹주 묘에서 나온 화장품과 화장도구 등을 분석해 개발한 '화협옹주 도자 에디션'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7일 밝혔다.
지난해 선보인 보습용 핸드크림, 입술 보호제에 이은 세 번째 제품이다.
그간 핸드크림과 입술 보호제 세트는 3천 세트, 핸드크림 단품은 5천 세트를 만들어 모두 팔린 바 있다.
전통문화대와 국립고궁박물관은 지난 2020년 화장품 제조사 코스맥스와 업무협약을 맺은 뒤 화협옹주 무덤에서 나온 화장품을 모티브로 한 현대식 화장품을 연구·개발해왔다.
이른바 '화협옹주 프로젝트'다.
이날 공개된 신제품은 '화협옹주 미안고(美顔固) & 미안자기(美顔瓷器)'다.
보습을 위해 얼굴에 바르는 연고(밤·balm) 형태의 '미안고'는 동백나무씨 기름(오일), 당호박씨 기름, 쌀겨기름 등 전통 재료를 더한 화장품이다.
부드러운 곡선 형태의 '미안자기'는 얼굴을 마사지하는 도구(괄사)다.
두 제품의 용기는 화협옹주 무덤에서 나온 화장품 용기와 조선시대에 제작된 청화백자 문양 등을 참고해 모란과 국화 문양을 넣어 만들었다.
모란은 꽃송이가 무척 탐스럽고 색이 예뻐 흔히 '꽃의 왕'으로 불리며, 사군자(四君子)의 하나인 국화는 무병장수를 상징해 '장수화'라고도 한다.
이들 모두 '복'(福)을 기원하는 문양이다.
전통문화대 이정용 교수팀이 디자인을 맡아 코스맥스와 공동으로 디자인 특허출원 및 등록도 마쳤다.
전통문화대 측은 "조선 왕실 화장품을 'K-뷰티'로 되살려낸 의미가 있는 만큼 고풍스러운 청화백자로 제작된 용기는 200년 전 옹주가 사용한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화백자는 독특한 아름다움으로 잘 알려졌지만, 화장품 용기로 쓰는 건 쉽지 않았다.
도자기는 완벽하게 밀폐되지 않기에 어떤 내용물을 담을지 고민해야 했고, 뚜껑과 본체가 완전히 '딱' 떨어지기까지 제작을 거듭했다고 한다.
정용재 한국전통문화대 교수는 "화장품 용기로 세라믹(도자) 형태를 쓴 건 처음이라고 한다"며 "당초 립밤도 함께 내려 했으나 최적화된 형태가 마무리되지 않아 내년 봄 정도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제품은 추후 국립고궁박물관 문화상품 매장, 한국문화재재단의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정 교수는 가격이 다소 높다는 지적에 "지금은 론칭(출시) 개념이라 500개 정도로 만들었지만, 지금보다 수량이 늘어 1천 개, 1만 개 단위가 되면 지금 가격보다 30∼40% 정도 내려갈 것이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화협옹주' 에디션은 과거 화장품을 재현 또는 복원하는 화장품이 아니다"며 "문헌이나 기록이 아니라 실제 있던 유물을 지금의 화장품으로 재발견, 재탄생시킨 점이 차별화된 점"이라고 강조했다.
강경환 한국전통문화대 총장은 "출토 유물을 기반으로 민·관·학 협업으로 전통문화 상품을 만든 중요한 사례"라며 "전통문화의 가치가 우리 문화, 산업에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청화백자에 모란·국화 디자인한 용기 눈길…"전통문화 가치, 성장 동력 되길" '기품은 침착하고 맑았으며 어버이 모시기를 정성으로 했다.
… 한 줄 기록하는데 눈물 열 줄기가 흘러내린다.
아, 슬프구나!' (영조가 지은 묘지석 일부)
화협옹주(和協翁主·1733∼1752)는 조선 영조의 딸이자 사도세자의 친누나다.
그는 미색이 뛰어나고 효심이 깊었다고 전하나 20세의 젊은 나이에 홍역으로 사망했다.
경기 남양주시 삼패동에 있는 그의 무덤에선 옹주가 생전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빗, 거울, 눈썹 먹 등 화장 도구와 다양한 화장품이 담긴 소형 도자기 등이 나와 관심을 끌었다.
약 270년 전 화협옹주의 유물을 현대적으로 재탄생시킨 화장품이 또 나온다.
문화재청 산하 한국전통문화대와 국립고궁박물관은 화협옹주 묘에서 나온 화장품과 화장도구 등을 분석해 개발한 '화협옹주 도자 에디션'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7일 밝혔다.
지난해 선보인 보습용 핸드크림, 입술 보호제에 이은 세 번째 제품이다.
그간 핸드크림과 입술 보호제 세트는 3천 세트, 핸드크림 단품은 5천 세트를 만들어 모두 팔린 바 있다.
전통문화대와 국립고궁박물관은 지난 2020년 화장품 제조사 코스맥스와 업무협약을 맺은 뒤 화협옹주 무덤에서 나온 화장품을 모티브로 한 현대식 화장품을 연구·개발해왔다.
이른바 '화협옹주 프로젝트'다.
이날 공개된 신제품은 '화협옹주 미안고(美顔固) & 미안자기(美顔瓷器)'다.
보습을 위해 얼굴에 바르는 연고(밤·balm) 형태의 '미안고'는 동백나무씨 기름(오일), 당호박씨 기름, 쌀겨기름 등 전통 재료를 더한 화장품이다.
부드러운 곡선 형태의 '미안자기'는 얼굴을 마사지하는 도구(괄사)다.
두 제품의 용기는 화협옹주 무덤에서 나온 화장품 용기와 조선시대에 제작된 청화백자 문양 등을 참고해 모란과 국화 문양을 넣어 만들었다.
모란은 꽃송이가 무척 탐스럽고 색이 예뻐 흔히 '꽃의 왕'으로 불리며, 사군자(四君子)의 하나인 국화는 무병장수를 상징해 '장수화'라고도 한다.
이들 모두 '복'(福)을 기원하는 문양이다.
전통문화대 이정용 교수팀이 디자인을 맡아 코스맥스와 공동으로 디자인 특허출원 및 등록도 마쳤다.
전통문화대 측은 "조선 왕실 화장품을 'K-뷰티'로 되살려낸 의미가 있는 만큼 고풍스러운 청화백자로 제작된 용기는 200년 전 옹주가 사용한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화백자는 독특한 아름다움으로 잘 알려졌지만, 화장품 용기로 쓰는 건 쉽지 않았다.
도자기는 완벽하게 밀폐되지 않기에 어떤 내용물을 담을지 고민해야 했고, 뚜껑과 본체가 완전히 '딱' 떨어지기까지 제작을 거듭했다고 한다.
정용재 한국전통문화대 교수는 "화장품 용기로 세라믹(도자) 형태를 쓴 건 처음이라고 한다"며 "당초 립밤도 함께 내려 했으나 최적화된 형태가 마무리되지 않아 내년 봄 정도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제품은 추후 국립고궁박물관 문화상품 매장, 한국문화재재단의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정 교수는 가격이 다소 높다는 지적에 "지금은 론칭(출시) 개념이라 500개 정도로 만들었지만, 지금보다 수량이 늘어 1천 개, 1만 개 단위가 되면 지금 가격보다 30∼40% 정도 내려갈 것이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화협옹주' 에디션은 과거 화장품을 재현 또는 복원하는 화장품이 아니다"며 "문헌이나 기록이 아니라 실제 있던 유물을 지금의 화장품으로 재발견, 재탄생시킨 점이 차별화된 점"이라고 강조했다.
강경환 한국전통문화대 총장은 "출토 유물을 기반으로 민·관·학 협업으로 전통문화 상품을 만든 중요한 사례"라며 "전통문화의 가치가 우리 문화, 산업에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