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의 완성은 종이"…특수지 신화 삼화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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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장수기업을 가다
(5) 김태호 삼화제지 대표
럭셔리 업체 애용 '레자크지' 생산
화장품·패션·화보집에 활용
60년간 '특수지' 한우물
100년 역사 유럽 업체와 나란히
(5) 김태호 삼화제지 대표
럭셔리 업체 애용 '레자크지' 생산
화장품·패션·화보집에 활용
60년간 '특수지' 한우물
100년 역사 유럽 업체와 나란히
![김태호 삼화제지 대표가 7일 서울 을지로 트윈타워 본사에서 ‘레자크지’를 비롯한 고급 특수지 샘플을 소개하고 있다. 김병언 기자](https://img.hankyung.com/photo/202212/AA.32055929.1.jpg)
김태호 삼화제지 대표는 “삼화제지는 마이크로미터(십만분의 1㎝) 단위의 작은 흠도 허용하지 않는 등 까다로운 품질 요건을 충족하는 아시아 대표 특수지업체”라며 “유럽에서 200~300년 역사를 지닌 고급 특수지 업체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고 7일 밝혔다.
초기 실적은 대형 제지업계와의 출혈 경쟁 탓에 변변치 못했다. 김 명예회장은 아무나 만들지 못하는 고급 특수지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삼화제지는 1964년 종이 표면에 무늬를 입체적으로 새겨넣은 ‘레자크지’를 국내 최초로 출시했다. 종이 표면이 평평하지 않고 입체감 있게 무늬가 새겨지자 시장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레자크지는 백화점 명품 쇼핑백과 럭셔리 브랜드의 패키지 박스를 비롯해 선물용 건강기능식품 패키지, 화장품 패키지 등에 쓰인다.
2005년 고급스런 질감의 특수 코팅 인쇄용지인 ‘러프그로스지’를 출시하며 특수지 시장을 선도해 나갔다. 국내 판매 1위를 기록 중인 러프그로스지는 유명 한류 스타의 화보집이나 자동차, 가전제품용 고급 카탈로그를 제작하는 데 활용된다.
포기하지 않고 도전을 이어가자 2년 만에 한 글로벌 명품 업체가 공급망 다변화 차원에서 삼화제지에 협조를 구했다. 이후 물꼬가 트이면서 다른 럭셔리 업체도 잇달아 연결됐다. 김 대표는 “품질테스트뿐만 아니라 제조 시설, 환경 영향, 인권 경영 등에 대해 1년간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 겨우 첫 거래가 성사됐다”며 “고객 맞춤형 제조와 빠른 납기, 서비스 대응력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말했다.
매출이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은 튼튼한 글로벌 고객군을 확보한 덕이다. 김 대표는 “현재 20%인 수출 비중을 장기적으로 80%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