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EO들의 잇따른 침체 경고 [신인규의 글로벌마켓 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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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 마감한 미국 증시, 경제지표는 특별한 것이 없어 보였는데도 3대지수 모두 낙폭을 보였습니다. 오늘 투자심리는 어떤 요인 때문에 움직였다고 봐야 할까요.
<기자>
시장에 경기 침체 걱정을 자극하는 소식들이 쏟아진 날이었습니다. 개장 전 JP모간을 이끄는 제이미 다이먼이 또다시 내년에 경기침체가 올 것이란 전망을 재확인했죠. 지출 둔화가 시작된다는 경고를 함께 했는데, 브라이언 모이니핸 뱅크오브아메리카 CEO도 유사한 말을 남겼습니다.
모간스탠리에서는 전세계 8만3천명의 인력 가운데 2%인 1,600명 정도를 감원할 것이란 소식이 CNBC 보도를 통해 나왔죠. 허핑턴포스트 등 뉴스·엔터테인먼트 웹사이트를 소유하고 있는 버즈피드도 이날 전체 인력의 12%인 180명 정도를 감원하면서 경제 둔화에 대응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설명을 내놨습니다. 최근 미국 시장에서는 인력 구조조정 소식이 나오면 비용 감소 효과를 기대하면서 당일 주가는 뛰곤 했었는데 오늘은 그런 흐름도 관측되지 않았습니다. 미국에서 단기 경기침체를 겪었던 지난 2020년 초, 팬데믹 때는 소비나 접객 부문에서 인력 감축이 이어졌다면 올해는 하반기로 접어들며 빅 테크와 금융 등 화이트 칼라 직종의 감원이 늘어나는 모습입니다.
마이크 윌슨 모건스탠리 최고투자책임자는 어제 S&P 500 지수가 단기적으로 4,150선 달성이 가능하다고 보면서도 앞으로 1~2주 동안에 150일 이동평균선인 3,940선이 깨지면, 이것이 그동안의 베어마켓 랠리를 마무리하는 신호라고 분석하기도 했었는데요. S&P 500이 오늘 장중 3,920선 아래로 내려갔다 3,941.26에 마감했다는 점도 단순히 지나치기는 어려운 부분이 될 수 있겠습니다.
<앵커>
오늘 미국 주요 기업들의 CEO 발언들도 시장에 많이 공개가 됐는데, 그 부분도 정리해보면 대체로 미국의 경제가 내년에 둔화되거나 침체가 올 것이라는 점에 방점이 맞춰진 것 같습니다.
<기자>
팬데믹 이후에 여행 수요가 다시 늘어나면서 호실적을 기록 중인 유나이티드 항공 CEO의 실적 자신감 정도를 제외하면 오늘 투자자들은 미국 주요 기업의 수장들의 내년 경제 인식이 비슷하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금융 쪽에서는 앞서 언급했던 JP모간과 뱅크오브 아메리카 뿐 아니라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CEO도 내년 경제가 침체에 직면할 것이라는 발언을 남겼습니다. 골드만삭스의 경우에는 고객들의 위험자산 회피 심리도 커지는 것이 관측된다고도 했고요. 내년이 올해보다 더 혹독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제조업과 유통, 화물 운송 부문에서도 CEO들의 경고가 줄이은 날이었습니다. 더그 맥밀런 월마트 CEO는 경기 침체를 원하지는 않지만 침체 자체가 인플레이션 완화를 위한 필요악이 될 수 있다며 인플레 압력에 민감한 고객들을 행동이 관측된다고 말했습니다. 전자제품과 장난감 등 특정 부문에서 고객 지출이 점점 보수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겁니다. 월마트 발언 가운데 또하나 살펴볼 만한 부분은 최근 월마트에서 절도 현상이 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당국이 보다 더 단호하게 접근하지 않으면 판매가 상승이나 일부 매장 폐쇄를 단행할 수도 있다는 말이었죠.
미국의 주요 자동차 기업인 GM의 최고경영자 메리 바라는 "당장은 상당히 강력한 소비 지출을 보고 있다"면서도 GM 자체는 비용 측면에서 보수적인 내년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고요. 미국의 대표 철도 회사인 유니언 퍼시픽의 랜스 프리츠 CEO는 철도 배송 데이터를 볼 때에는 미국의 경제가 분명히 둔화되고 있다면서 앞으로 금리가 계속 상승하면서 지출과 수요가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한국경제TV 신인규입니다. 신인규기자 ikshi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