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가 오르면 금값은 내린다.’ ‘안전자산이 오르면 위험자산은 내린다.’지난 수십 년간 재테크 시장에서 통용되던 전통적 논리가 무너진 한 해였다. 안전자산인 금과 위험자산인 비트코인, 미국 주식이 동반 랠리를 펼치고 달러 가치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등 ‘에브리싱 랠리’가 펼쳐졌다. 하지만 한국 주식은 오히려 투자자에게 8% 넘는 손해를 안겼다.○비트코인·金·달러 동반 랠리23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올초 4만~5만달러 수준을 횡보하던 비트코인은 지난 5일 사상 처음으로 10만달러를 넘겼다. 이달 19일 기준 비트코인의 올해 상승률은 129.67%에 달했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이 큰 영향을 미쳤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기간 내내 가상자산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 행정부는 비트코인을 전략적으로 비축하겠다고 약속했다. 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 대표는 “트럼프 행정부가 펼칠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워낙 크다 보니 트럼프의 작은 발언에도 글로벌 자금이 몰려드는 상태”라고 말했다.수익률 2위는 금(24.87%) 현물이 차지했다. 금과 달러는 지난 10년간 역의 상관관계를 기록해왔다. 금 등 원자재는 대부분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 가치가 절하하면 달러로 표시된 원자재 가격은 상승한다. 그러나 올해는 미국의 강한 경제에 힘입어 달러 인덱스가 6% 상승하는 동안 금도 크게 올랐다. 금의 구조적 수요가 많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미국이 러시아를 상대로 달러 자산을 무기화하자 신흥국 중앙은행은 달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금을 대량으로 사들였다. 중동 갈등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
올해 미국·한국 양국 증시 대표 지수의 수익률 차이가 24년 만에 최대 수준까지 벌어졌다. 올해 미국 증시 강세가 두드러진 반면 국내 증시는 반도체 업황 둔화, 기업 이익 전망치 하향 등으로 주요국 중에서도 상승률 하위권을 기록하면서다.23일 한국거래소와 인베스팅닷컴 등에 따르면 미국 S&P500지수와 코스피지수의 올해 수익률(지난해 말 대비 최근 거래일 종가 비교) 격차는 32.3%포인트로 집계됐다. ‘닷컴 버블’이 무너지며 글로벌 증시가 약세를 보였던 2000년(40.7%포인트) 후 최대치다. 2000년 당시 S&P500지수는 10.13% 하락하는 동안 코스피지수는 50.91% 떨어졌다. 당시에는 글로벌 증시가 전반적으로 침체를 보인 가운데 한국이 상대적으로 더 떨어졌다면 올해는 주요국 중에서 한국만 하락했다는 게 달라진 점이다.인베스팅닷컴이 제공하는 주요 33개국 43개 증시 지수 가운데 코스피지수 등락률은 올해 들어 -8.03%로 37위에 머물렀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12.68%), 대만 자취안지수(25.54%), 인도 센섹스지수(8.58%), 일본 닛케이225(17.06%) 등 아시아 주요 국가만 놓고 비교하면 코스피지수가 꼴찌다.지난해까지 5년간 코스피지수와 미국 S&P500지수는 동조화 경향을 보였다. 2020년 S&P500지수가 16.3% 오르자 코스피지수는 30.8% 뛰었고, 2022년 미국이 기준금리를 급격히 인상하자 S&P500은 19.4%, 코스피지수는 24.9% 빠졌다. 지난해에도 S&P500지수가 24.2% 상승하자 코스피지수는 18.7% 올랐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양국 증시의 탈동조화는 내년에 더 두드러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내 주요 기업의 이익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는 점도 우려를
올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는 업종별로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미국 기술주에 투자하는 상품이 수익률 상위권을 휩쓸었고 국내 2차전지 ETF는 쓴맛을 봤다.23일 ETF CHECK에 따르면 올 들어 전날까지 국내 상장 ETF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10개 상품은 모두 미국 대형 기술주 ETF였다. 테슬라 엔비디아 애플 등 서학개미가 많이 투자하는 종목을 담은 ‘KODEX 미국서학개미’가 수익률 97.18%로 1위였다. 비슷한 방식으로 주식을 선정하는 ‘ACE 미국주식베스트셀러’(86.19%)가 2위였다.미국 AI 관련주에 주로 투자하는 ‘TIMEFOLIO 글로벌AI인공지능액티브’(84.18%)와 ‘HANARO 글로벌생성형AI액티브’(84.06%)가 각각 3, 4위를 차지했다. ‘TIMEFOLIO 미국나스닥100액티브’(83.41%)가 뒤를 이었다.수익률이 가장 나쁜 ETF는 10위까지 모두 2차전지 관련 종목이었다. ‘ACE 포스코그룹포커스’는 올 들어 54.33% 하락해 가장 나쁜 성적을 냈다. 포스코그룹은 2차전지 소재기업인 포스코퓨처엠, 자원개발 기업 포스코인터내셔널 등을 통해 2차전지 관련 사업을 하고 있다. 전기차 수요가 둔화하면서 두 종목의 주가는 올 들어 각각 57.30%, 30.57% 하락했다.‘KODEX 2차전지핵심소재10’(-53.80%), TIGER 2차전지소재Fn(-52.15%) 등도 수익률이 나빴다. 2차전지 ETF에서는 자금 유출도 이어졌다. ‘TIGER 차이나전기차 SOLACTIVE’에서는 올 들어 5347억원 순유출됐다. 주식형 ETF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나수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