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곡물 가격이 며칠 새 소폭 떨어지고 있다. 6일(현지시간) 옥수수 선물(내년 3월물)은 전 장보다 0.5% 떨어진 부셸당 6.37달러에 장을 마쳤다.

옥수수 가격 하락은 시장에서 예상한 결과였다. 실제 한국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전월(135.9)보다 소폭 하락한 135.7로, 올해 1월(135.6) 수준으로 떨어졌다.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올해 3월 159.7로 최고치를 기록했고 이후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흑해 곡물수출협정이 최근 연장된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항로를 확보하는 흑해 곡물 협정은 기한 만료를 이틀 앞둔 지난 11월 17일(현지시간) 4개월간 연장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러시아, 유엔, 튀르키예는 18일부터 기존 협정을 원안 그대로 120일간 연장하는 방안에 합의했다.유엔과 우크라이나는 1년 연장을 요구했으나 러시아 측이 120일 연장안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로부터 곡물과 식량, 비료를 안전하게 수출할 수 있도록 하는 흑해 곡물 협정을 이어가는 데 모든 당사자가 합의한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고 이스탄불의 공동조정센터(JCC)가 이날 밝혔다. JCC는 협정 관련 업무를 총괄하기 위해 당사국들이 설치한 기구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함께 식량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는 "(7월 협정 개시 이후) 선박 450척이 우크라이나산 곡물과 식료품 1100만t을 싣고 전세계로 향했다"며 "수천만명, 특히 아프리카인들이 굶주림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우리 식량이 없을 때와 비교하면 식료품 가격도 매우 저렴해졌다"고 협정 연장을 반겼다.

경기침체 가능성이 고개를 들면서 곡물 가격 상승세에 제동을 걸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CNBC방송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경제를 탈선시키고, 가벼운 또는 강한 경기침체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월가의 왕'으로 불리는 다이먼 CEO는 연준의 통화정책으로 기준금리가 5%를 향하고 있지만, 이 정도로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충분하지 않다고도 지적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솔로몬 CEO 역시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앞으로 순탄치 않은 시기에 들어설 것"이라며 2023년 미국이 경기침체에 직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