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 따라잡기

데이비드 켈리 글로벌 수석전략가
"주식·채권 추가 회복 가능성"
“다양한 지표 종합 결과 11월 고용보고서 과장됐다”
사진=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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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11월 고용지표가 시장의 예상을 웃돌았지만, JP모건은 노동시장이 실제로는 냉각되는 중이라고 평가했다. 노동시장의 냉각은 향후 몇 달 안에 주식과 채권의 가격이 추가적으로 회복할 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JP모건의 글로벌 수석 전략가인 데이비드 켈리는 지난 5일(현지시간) 내놓은 주간 전망을 통해 “다양한 노동 시장 데이터를 종합해 만든 (노동시장에 대한) 균형잡힌 견해는 노동 시장이 실제로 냉각되고 있으며, 계속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미국 중앙은행(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사이클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한다”고 밝혔다.

미 노동부가 지난 2일 발표한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11월 비농업 신규 고용자 수는 26만3000명으로, 시장 전망치 20만명을 크게 웃돌았다.

이에 대해 켈리는 “(미 노동부의 11월 고용보고서가) 고용 시장의 상황을 과장한다고 믿을 많은 이유가 있다”며 △고용보고서가 지난 두달간의 고용을 2만3000개 삭감한 점 △대표적인 노동시장의 선행지표인 비정규직 근로자 수가 4개월 연속 감소한 점 △고용 조사에서 노동부가 신설되거나 폐업하는 회사 수를 조정하는 모델이 경기 순환의 변곡점을 포착하는 데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는 점 등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용시장이 강하지 않은 걸 시사하는 다른 지표들도 제시했다.

우선 미 정부의 가계 조사 상으로는 11월에 근로자 수가 13만8000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개월 연속 감소세다. 가계조사는 고용조사보다 변동성이 더 큰 것으로 인정된다고 켈리는 설명했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4주간의 평균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9월말 이후 천천히 증가한다는 점도 고용 시장이 강하지 않은 근거로 지목됐다. 특히 지속적인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더 큰 폭으로 증가해 현재 수치가 2월 이후 최고 수준이라고 JP모건은 강조했다.

정부의 10월 고용 및 이직률 조사 결과 채용이 계속해서 감소한 점, 민간 조사 결과 11월의 해고 발표가 작년 1월 이후 최고 수준이었다는 점 등도 제시됐다.

정부의 고용보고서에 시간당 평균 소득 상승폭이 전년 동기 대비 5.1%로 컨센서스(4.6%)를 웃돈 데 대해서도 JP모건은 임금상승률이 지난 1년간의 소비자물가상승률 7.7%에는 못 미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동 공급이 줄어드는 것처럼 보이는 배경으로는 인구통계적 요인이 꼽혔다. 취업했거나 구직활동에 나선 16세 이상 민간인 비율인 노동시장 참여율의 11월 수치가 2년 전 대비 1.16%포인트 하락했다. 이에 대해 켈리는 “같은 기간 18~64세 미국인 수는 0.2% 증가한 반면, 65세 이상 미국인 수는 7.2% 증가했다”며 “65세 이상의 미국인은 노동에 나설 가능성이 훨씬 낮기 때문에, 고령화만으로도 전체 노동시장 참여율 하락의 대부분을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노동시장이 계속 하향 추세를 보이는데도 주식 가격의 추가적인 회복을 점친 이유로는 주가의 선행성이 제시됐다. 켈리는 “노동시장이 전반적인 경제활동에서 일반적으로 추세에 뒤처지는 반면, 금융시장은 이를 주도하는 경향이 있다”며 “지난 9번의 경기 침체 중 8버ᅟᅡᆫ에서 주식 시장은 경기 침체의 바닥보다 먼저 바닥을 기록했다. 또 9번 모두 주식시장의 바닥 이후 실업률이 고점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