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금리 올린다는데 금리 폭락’…월가의 5가지 수수께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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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금리 올린다는데 금리 폭락’…월가의 5가지 수수께끼](https://img.hankyung.com/photo/202212/01.32061791.1.png)
중국 정부가 상시적 전수 PCR 검사를 사실상 폐지하고 무증상 혹은 경증 감염자는 재택치료를 허용하기로 하는 등 10가지 코로나 봉쇄 완화 조치를 발표했지만, 예상보다 나쁜 중국의 수출입 데이터가 발표되어 긍정적 효과를 상쇄했습니다. 수출과 수입 모두 11월에 팬데믹 이후 가장 가파른 속도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7% 줄었습니다. 10월에 0.3% 감소해 2020년 5월 이후 처음 감소세로 돌아선 데 이어 감소 폭이 크게 확대된 것이죠. 골드만삭스는 "수출 약세는 수출 지역과 업종 전반에 걸쳐 확대되었다"라고 부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수입도 10.6%나 줄었습니다.
미국에서는 모두가 13일 소비자물가(CPI) 발표를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인플레이션 전선에 긍정적 신호가 나왔습니다. 개장 전인 오전 8시 30분 노동부가 3분기 생산성을 발표했는데 전분기 대비 0.8% 증가한 것으로 수정됐습니다. 예비치 0.3%보다 개선된 것입니다. 특히 함께 발표된 3분기 단위 노동비용(수정치)이 전 분기 대비 연율 2.4% 상승한 것으로 나온 것입니다. 이는 예비치(3.5%)나 예상치(3.1%), 그리고 2분기(6.7%)보다 크게 낮아진 것입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금리 올린다는데 금리 폭락’…월가의 5가지 수수께끼](https://img.hankyung.com/photo/202212/01.32061872.1.jpg)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금리 올린다는데 금리 폭락’…월가의 5가지 수수께끼](https://img.hankyung.com/photo/202212/01.32061790.1.jpg)
이에 주가는 보합 선을 오르락내리락했습니다. 결국, 다우는 0% 보합세로 끝났고 S&P500 지수는 0.19%, 나스닥은 0.51% 하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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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금리 올린다는데 금리 폭락’…월가의 5가지 수수께끼](https://img.hankyung.com/photo/202212/01.32061786.1.jpg)
① 경기 침체 온다 vs 안온다
씨티그룹의 제인 프레이저 최고경영자(CEO)는 골드만삭스 주최 컨퍼런스에서 "세계 많은 나라들이 침체 환경에 빠지는 것을 보고 있고, 미국도 내년 하반기 그들을 따라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유럽은 이미 침체에 빠졌고 미국에서도 상황이 둔화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전날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솔로몬 등이 내놓은 경고와 비슷합니다. 웰스파고의 아즈하 이크발 이코노미스트는 오늘 보고서에서 "역전된 수익률 곡선 등 금융시장 지표를 종합하면 시장은 의심할 여지 없이 내년에 경기 침체를 예상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의 공식 의견은 내년 경기 침체를 피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골드만삭스의 얀 헤치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공급망 혼란 정상화와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인해 물가가 하락하고 강력한 노동시장 덕분에 소비는 지속하면서 불황을 면할 것으로 봅니다. 모건스탠리의 엘런 젠트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이 전환점에 도달한 것 같다. 공급망 정상화와 수요의 상품→서비스 전환으로 디스플레이션이 나타나고 있다. Fed의 긴축 효과가 나타나면서 주거비 인플레이션도 꺾이고 노동시장도 약화하고 있다. 하지만 주택 가격이 폭락하잔 않을 것이고 실업률은 내년 말 4.3% 수준으로 조금씩 높아질 것이다. 우리는 2023년 미국 경제가 연착륙할 것으로 믿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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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는 연말 산타 랠리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내년 초 주가가 하락하면서 새로운 바닥을 찾을 것으로 봅니다. 경기 둔화로 인해 주가의 펀더멘털인 기업 이익(EPS)이 본격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모건스탠리는 내년 1월 중순에 시작되는 4분기 어닝시즌이 그 시발점이 될 것으로 봅니다. 모건스탠리 자산운용의 리샤 살럿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인플레이션이 소비자 구매력을 잠식함에 따라 내년에 일부 대기업 실적이 예상보다 훨씬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이러한 전망이 현재 월가 추정치에 반영되지 않고 있으며 여러 차례 하향 조정에도 불구하고 너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많은 기업이 주는 가이던스도 망상적이다. 나는 그런 높은 가이던스가 많은 사람에게 깜짝 놀랄 깨달음을 줄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실제 그런 기업이 늘어나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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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탈 날리지의 애덤 크리사펄리 설립자는 "어제 CEO들의 발언을 언급한 기사 헤드라인이 워낙 험악해 부정적 영향을 줬지만, 실제 워딩을 자세히 보면 그리 부정적이지 않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월마트의 덕 맥밀런 CEO는 "예산에 민감한 사람들에게는 부담이 되지만 여전히 지출할 돈이 있는 사람들이 있다"라고 밝혔고, GM의 메리 바라도 "여전히 억눌린 자동차 수요가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오토존의 CEO도 "동일 매장의 판매가 지난해의 매우 강한 성장률 13.6%를 넘고 있다. 도매 판매는 15% 성장했고 소매 판매도 1년 전보다 인상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우리는 성장을 위한 이니셔티브가 남은 회계연도 동안에도 잘 작용할 것으로 믿는다"라고 말했습니다. 오늘 캠벨 수프는 다음 분기 실적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했습니다. 10월 말로 끝난 1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15% 증가했으며, 이번 회계연도 매출이 7~9%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전의 4%에서 6% 성장할 것이란 전망을 높인 것입니다.
기업 이익이 증가한다는 게 아닙니다. 줄어들긴 하지만 예상보다는 잘 버텨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③ 금리 오른다 vs 아니다
오늘 미국의 금리는 급락했습니다. 미 국채 10년물은 이제 200일 이동평균선을 깨고 3.4% 초반까지 하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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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HSBC는 정반대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스티브 메이저 이코노미스트는 "지금의 높은 수익률은 채권 투자자들이 내년에 올해 손실을 많이 회복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우리는 10년물 금리가 내년 말 2.5%, 2024년 2.0%로 오늘날 수준보다 훨씬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월가 대부분은 단기적으로는 더 올라갈 수도 있지만 1년 정도를 보면 지금보다 낮아질 것이란 겁니다. 그래서 지금 투자하는 게 좋다는 시각을 갖고 있습니다. 블랙록이 대표적입니다. 블랙록은 "채권 투자를 생각할 때"라며 "높은 수익률은 오랫동안 수익에 굶주린 투자자에게 선물이다. 투자자들은 그걸 찾아 먹기 위해 위험을 높일 필요도 없다"라고 밝혔습니다. 경기 침체가 온다 해도 금리가 하락(채권 가격 상승)할 것이란 얘기입니다.
하지만 이런 컨센서스에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모건스탠리 자산운용의 짐 캐론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2023년에는 채권 수익률이 주식을 능가할 것이라는 합의된 기대가 있다. 그러나 장기 채권 금리 하락은 시장의 긍정적인 위험 선호 심리와 일치하지 않는다. 미국 국채 수익률 하락은 안전자산 선호를 알리는 경보지만, 회사채 시장의 축소된 크레딧 스프레드는 그런 경보가 필요 없다고 신호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 딜레마는 단기적으로는 소음으로 나타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하나의 자산이 궁극적으로 이기고 다른 자산은 잃을 것"이라며 "언제 정확히 그걸 확인할 수 있을지 자세히 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④ 수익률 곡선 역전의 의미는?
이번 주 미 국채 2년물/10년물 금리는 80bp 중반까지 역전됐습니다. 1980년대 초반 이후 40년 만에 최대입니다. 수익률 곡선의 역전은 '경기 침체 징후'로 여겨집니다. 데이터트랙 리서치의 니콜라스 콜라스 설립자는 "2년과 10년 금리 사이의 스프레드는 매우 넓고 투자자들을 겁먹게 한다. 시장이 Fed의 정책이 매우 긴축적이라고 믿고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런 수준의 역전이 발생했을 때는 폴 볼커 전 의장 때로 당시 Fed는 이미 금리 인하를 시작했었다. 하지만 지금 Fed는 '더 오래 더 높은' 금리를 유지하겠다고 밝히고 있고, 시장은 경제 침체가 다가온다고 말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아크인베스트먼트의 캐시 우드 설립자는 "디플레이션이 다가오는데 Fed는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정책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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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 유가 오른다 vs 아니다
유가는 이틀째 폭락세를 이어갔습니다. 1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2.24달러(3.02%) 하락한 배럴당 72.01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4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11% 떨어졌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금리 올린다는데 금리 폭락’…월가의 5가지 수수께끼](https://img.hankyung.com/photo/202212/01.32061806.1.jpg)
일부에서는 지나친 하락이라고 지적합니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가 매수포지션을 정리하면서 가격이 너무 하락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 최근 모멘텀 펀드, CTA 펀드 등 추세를 추종하는 펀드들이 급격하게 공매도 포지션을 취하면서 유가가 급락했다는 지적(TD증권)도 있습니다.
골드만삭스, UBS 등은 여전히 유가가 내년 배럴당 100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구조적 수급불균형이 있고, OPEC+가 곧 감산할 것이란 관측에 기반한 것입니다.
또 서방이 이번 주 러시아 원유에 대해 실시한 유가 상한제(배럴당 60달러)가 유가를 높일 수 있는 요인이란 지적도 나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원자재 분석 회사인 케플러(Kpler)를 인용해 러시아의 해상 수출이 화요일 하루 50만 배럴 가까이 감소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위성 이미지를 사용하여 선박을 추적하는 탱커트랙커에 따르면 러시아의 하루 원유 수출은 거의 50%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이런 일이 지속된다면 원유 가격에 영향을 미치게될 것입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