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며 줄곧 하락세였던 목재 가격이 반등했다. 주요 목재 수출국인 러시아 제재가 강화되며 공급 축소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7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1월물 목재 선물 가격은 1000보드피트(미국의 목재 계량 단위)당 429.4달러로 마감했다. 전 거래일보다 14.3달러(3.44%) 급등했다. 지난 3월 1000보드 피트 당 1450달러로 고점을 찍은 뒤 70% 이상 떨어진 하락세가 완화된 모습이다.

공급이 대폭 줄어들 거란 전망에 목재 가격이 급등했다. 세계 목재 생산량의 10%를 차지하는 러시아와 벨라루스에 대한 제재가 강화될 조짐을 보이자 공급 위기 우려가 증폭됐다. 캐나다의 주요 목재업체들도 생산량 축소를 연달아 선언하며 공급망 위기를 부추겼다.

세계 최대 목재 업체인 인터포는 올해 4분기 동안 생산량을 전년 동기 대비 17% 줄일 거라고 했다. 캐나다의 목재업체 캔포도 한달간 제재소 운영을 일시중단 한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 목재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하락세 멈췄지만 '최악의 원자재' 된 목재 [원자재 포커스]
가격 하락이 지속되며 목재는 ‘올해 최악의 원자재 선물’이란 꼬리표가 붙었다. 올해 초 대비 가격이 60% 가량 빠졌기 때문이다. 주택 경기가 악화되면서 심리적 저항선인 400달러가 붕괴되기도 했다. 2020년 6월 이후 최저치를 찍은 것이다.

HTS 코모더티의 선임애널리스트인 왈터 쿠니쉬는 “목재 선물은 올해들어 지금까지 최악의 상품 선물이었다며 "이자율과 모기지 금리가 급등하는 가운데 미국 주택 시장에 대한 부족한 확신이 역풍을 일으키고 목재에 대한 수요 부진을 촉발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약화된 건설 경기가 주택 구매 심리를 축소했다고 분석했다. 매매 대신 임대차를 선택하도록 길이 트였다는 설명이다. 인플레이션에 대처하기 위한 미 중앙은행(Fed)의 긴축적인 통화정책 행보와 주택보험기준의 강화가 결합되면서다.

10월 미국의 신규 주택 착공 건수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연준의 금리 인상에 따른 모기지 금리 급등세의 여파가 이어진 것으로 풀이됐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10월 신규 주택 착공실적은 전월대비 4.2% 감소한 연율 142만5000채를 기록했다.

신규 주택 착공 실적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들의 예상치였던 마이너스(-) 2% 보다 부진했다. 10월 신규 주택 착공은 지난해 10월에 비해서는 8.8% 줄어들었다. 단독주택 착공은 코로나 팬데믹 초기인 2020년 5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쿠니쉬 애널리스트는 “목재는 미국 경제의 경종일 수 있다면서 목재 가격 하락은 경기 침체의 징후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미국 국내총생산(GDP)은 2분기 연속 역성장한 데 이어 3분기에는 2.9% 성장했다.

쿠니쉬 애널리스트는 전국 평균 30년 모기지 금리는 지난 몇 주 동안 7% 미만으로 낮아졌다면서 하지만 최근 금리는 6.78%로 여전히 "2001년 12월 이후로 볼 수 없는 최고치"라고 강조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