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주도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DMC융합연구단은 질화갈륨(GaN) 기반 반도체 단일 집적회로(MMIC) 시제품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에이사 레이더는 송신부, 수신부가 통합된 송·수신 모듈 1000여 개가 밀집된 첨단 레이더를 말한다. KF-21 등 최신형 전투기는 MMIC가 적용된 반도체 송·수신 모듈로 신호의 위상과 진폭을 조절하며 표적을 탐지·추적한다. 에이사 레이더는 정찰위성인 SAR(합성개구레이더) 위성에도 탑재된다.
ETRI 관계자는 "고출력 증폭기, 저잡음 증폭기, 스위치 MMIC를 하나의 칩으로 모은 X-대역(8~12 ㎓) 레이더 송·수신기용 단일 프런트엔드 집적회로를 자체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개발된 GaN 기반 단일 MMIC는 독일 이탈리아 일본 등 일부 선진국만 확보한 기술이다. 국내에선 파운드리를 이용한 개발 실적이 전무했다.
ETRI는 앞서 2020년 X-대역 레이더 송·수신기용 GaN 스위치 집적회로 기술을 개발했다. 이어 지난해엔 X-대역 레이더 송·수신기용 전력증폭기 집적회로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이번 성과는 이 같은 선행 연구들을 모두 합쳐 만든 결과물이다.
ETRI에 따르면 이번에 개발된 단일 MMIC는 1.5 ㎓대역에서 36dB의 송신이득과 38dB의 수신이득, 19W급 출력과 송신효율 28%를 보였다. 안테나 이득이 높다는 건 전파를 멀리 잘 보내고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ETRI 관계자는 "송·수신 이득과 출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ETRI는 앞으로 MMIC의 성능과 신뢰성, 수율을 높여 상용화에 나설 방침이다. 임종원 ETRI DMC융합연구단장은 "자체 설계 및 공정 기술로 세계적 수준의 X-대역 GaN 단일 칩 제조에 성공했다"며 "국방기술 자립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