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에 기울어진 수능"…수학 점수, 당락 크게 좌우 전망
탐구 선택과목 표점 최고점도 10점차…유불리 문제 여전
수학·국어 최고점 격차 2점→11점…이과생 '문과침공' 거세질듯
통합 수능 2년 차인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수학 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국어보다 10점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어는 지난해보다 쉬워졌으나 수학의 난이도는 비슷하게 유지되면서 수학에 강점이 있고 국어에 다소 약점이 있던 자연계열 수험생들의 강세가 작년보다 두드러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8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발표한 '2023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를 보면 표준점수 최고점은 국어 영역이 134점, 수학 영역은 145점이다.

표준점수는 수험생의 원점수가 평균 성적과 얼마나 차이 나는지 보여주는 점수다.

통상 시험이 어려워 평균이 떨어지면 표준점수 최고점은 상승하고, 시험이 쉬워 평균이 올라가면 표준점수 최고점은 하락한다.

지난해 치러진 2022학년도 수능에선 표준점수 최고점이 국어 149점, 수학 147점이었다.

국어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5점 하락하고, 수학은 2점 떨어진 데 그친 것이다.

지난해 국어는 역대 최고점이던 2019학년도 수능(150점)에 육박해 '불국어'로 불릴 정도였는데, 올해에는 전년에 비해 평이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수학은 지난해보다는 쉬워졌으나 하락 폭이 2점에 그쳐 변별력은 갖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수능이 주요 전형 요소인 정시모집에서 상위권에는 수학의 중요성이 지난해와 견줘 대폭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표준점수 최고점 인원을 보면 국어 영역에서는 28명에서 371명으로 늘었다.

수학의 경우 2천702명에서 934명으로 오히려 줄었다.

1등급 커트라인과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는 국어가 8점에 불과하지만, 수학은 12점 차이가 발생했다.

상위권에서 국어 점수에 의한 차이보다 수학으로 인한 차이가 크게 벌어진 만큼 수학 점수가 높은 수험생이 유리하다는 의미다.

국어·수학 표준점수 최고점 격차가 확대됐다는 점 역시 수학을 잘하는 수험생이 정시모집에서 유리한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어와 수학의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도 지난해보다 크게 벌어졌다.

작년에 치러진 2022학년도 수능의 경우 국어가 수학보다 표준점수 최고점이 2점 높은 데 그쳤다.

반면 올해 치러진 2023학년도 수능에선 수학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국어보다 11점이나 높았다.

올해 모의평가로 확대해봐도 국어·수학 표준점수 격차가 크다.

6월에는 국어가 수학보다 2점 높았고, 9월에는 수학이 국어보다 5점 높은 데 그친 바 있다.

수학·국어 최고점 격차 2점→11점…이과생 '문과침공' 거세질듯
통합 수능 첫해인 지난해에도 수학에 강점 있는 상위권 자연 계열 수험생들이 인문·사회계열로 대거 지원하는 교차 지원 현상이 두드러졌는데, 올해에는 이 같은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이사는 "영역 간 격차가 심해 수학에 기울어진 수능이라고 보인다"며 "상위권 이과생들은 주로 수학에 강점이 있고 국어가 약한데 수학 고득점을 받고 국어 핸디캡도 사라져 작년보다도 교차 지원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절대평가인 영어 영역에서 1등급 비율은 7.83%로 전년(6.25%)보다 확대됐다.

다만 2등급은 21.64%에서 18.67%, 3등급은 25.16%에서 21.75%로 축소되는 등 중상위권엔 쉽지 않았던 시험으로 분석된다.

수학, 영어에서 변별력이 유지돼 수시모집 수능 최저등급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수험생이 늘어날 것으로 입시업계는 분석했다.

탐구 영역에서 선택과목별로 표준점수 최고점이 최대 10점 벌어진 점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표준점수 최고점은 화학Ⅰ이 75점으로 가장 높았고 동아시아사는 65점으로 가장 낮았다.

사회탐구 영역으로 좁혀 보면 격차는 9점(정치와 법 74점, 동아시아사 65점), 과학탐구 영역에서는 8점(화학Ⅰ 75점, 지구과학Ⅱ 67점) 벌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