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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 따라잡기

미국 제조업 경기, 팬데믹 직후 수준으로 위축
리쇼어링·반도체법 효과 주목할 때…자동차 업체 수혜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해외로 이전했던 생산시설을 본국으로 다시 들여오는 '리쇼어링'이 장기적으로 미국 제조업 부활을 알리는 대안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여기에 반도체 지원법 효과까지 더해지면 자동차 업종이 리쇼어링 수혜를 누릴 것으로 봤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최근 '제조업 : 단기적으론 악재, 장기적으론 긍정적'이라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에서 BoA는 "글로벌 공급망 완화에도 미국 제조업의 하방 압력은 단기적으로 커질 것으로 본다"면서도 "장기적인 관점에선 리쇼어링과 반도체 지원법 등이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미국의 제조업 업황이 코로나19 초기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집계한 미국의 11월 제조업 지수가 50을 밑돌면서 30개월 만에 위축세로 돌아섰다. ISM은 1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9.0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 수치는 2020년 5월(43.5) 이후 가장 낮다. 미국 제조업 경기가 팬데믹 직후 수준으로 위축됐다는 의미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경기 확장과 위축을 가늠한다. 미국 제조업 지수는 50을 밑돌면서 제조업 경기는 위축 국면으로 돌아섰다. ISM 제조업 지수는 2020년 4월과 5월 위축세를 보인 이후 29개월 연속 확장세를 보였으나 11월 들어 다시 위축 국면으로 떨어졌다.

BoA는 단기적으로 제조업 부문의 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 침체 우려로 인한 소비 위축과 일부 소매업체의 쌓여있는 재고량 때문이다. 더군다나 강달러 현상이 미국 제조업의 경쟁력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봤다.

그럼에도 BoA는 리쇼어링과 반도체 지원법을 눈여겨보라고 조언한다. 장기적으로 미국 제조업 분야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에서다.

특히 자동차업계의 리쇼어링에 따른 수혜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차량용 반도체 품귀 사태로 생산 차질을 이어가고 있는 자동차업계는 미국의 움직임이 반도체 수급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기 때문.

반도체 지원법은 미국 정부가 자국 반도체 산업의 발전을 위해 마련한 것으로 중국과의 기술 패권 경쟁에서 미국의 기술 우위를 강화하기 위해 반도체 및 첨단기술 생태계 육성에 총 2800억 달러(약 369조6000억원)를 투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법이다. 이 법에 의해 미국에서 반도체를 생산할 경우 500억 달러(약 66조원)의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BoA는 리쇼어링 효과와 반도체 지원법으로 차랑용 반도체 쇼티지(공급부족)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미국 전체 제조업 일자리에서 약 8%를 차지하는 자동차 제조사들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BoA는 "코로나19 대확산(팬데믹) 이후 제조업 호황 유지는 힘들겠으나 미국에서 온쇼어링(해외 기업의 자국 유치나 자국 기업의 국내 아웃소싱 확대)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본다"면서 "특히 리쇼어링 확대에 따라 자동차 업종에 호재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