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가 정부의 국방·안보 예산을 담은 2023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 합의안에 주한 미군을 현 수준으로 유지하고, 한국에 확장 억제를 제공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고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 한국 등 인도·태평양 지역 동맹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상·하원 합의안에 따르면 미 의회는 “국방장관은 중국과 전략 경쟁에서 미국의 비교우위를 높이기 위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미국 안보 동맹, 파트너십을 강화하려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는 내용을 법안에 담았다.

한·미 동맹에 대해 “약 2만8500명의 주한 미군을 유지하고 평화롭고 안정적인 한반도라는 공동 목표를 지지하기 위해 1953년 10월 1일 워싱턴에서 체결된 한·미 상호방위조약에 따라 미국의 모든 역량을 사용한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을 확인함으로써 한국과 동맹을 강화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또 주한미군 관련해 경기 성남의 탱고 지휘소에 화재에 대비한 비상 탈출구 설치 범위를 확대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전북 군산 미 공군기지의 무인기 격납고 건설과 관련해서는 격납고를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 건설하는 방안도 허용했다.

국방수권법은 미국 정부의 2023 회계연도 국방·안보 예산을 담은 법안으로, 전체 예산 규모가 8580억달러(약 1134조원)에 달한다.

NDAA는 대만과 안보 협력을 늘리고 대만 군비 증강을 위한 조항들이 담긴 ‘타이완 정책 법안’도 포함됐다. 2023~2027년까지 5년간 대만에 총 100억 달러를 융자 형식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법안은 또 2024년에는 세계 최대 규모 다국적 연합 해상훈련인 환태평양훈련(RIMPAC)에 대만을 초대하도록 권고했다.

중국·러시아 견제를 위해 태평양억지구상(PDI)용 115억 달러(15조2042억 원)도 배정키로 했다.

김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