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역량 떨어지는 저개발국
보고 누락으로 과소 추계
변이 줄이려면 국제공조 절실
길버트 번햄 미국 존스홉킨스대 공중보건대 교수는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2층 1소회의실에서 열린 ‘글로벌 보건의료 협력 강화를 위한 국제 콘퍼런스’에서 “코로나19로 알려진 세계 사망자는 600만 명이지만 초과 사망자를 고려하면 실제로는 1800만 명이 숨졌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19 때문에 세계 인구의 수명이 2년 정도 줄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사단법인 글로벌투게더, 연세대 보건대학원, 한국수출입은행, 한국경제신문사 등이 공동 주최한 이번 콘퍼런스는 9일까지 이틀간 열린다. 40개국 보건부 관계자 등 200여 명이 현장과 화상 연결 등을 통해 행사에 참여했다.
번햄 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얻은 교훈을 살려 미지의 감염 질환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를 통해 감염병 감시체계, 백신, 치료제 등 과학적 대응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하수를 활용한 감염병 감시 체계도 부상했다. 그는 “급격한 인플레이션을 겪으면서 정부의 재정적 대응이 중요하다는 것도 배웠다”고 말했다.
국제 보건 거버넌스도 잘 갖춰져야 한다. 안동일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모두가 안전할 때까지 아무도 안전하지 않다’는 슬로건은 과학에 기초한 것”이라며 “백신을 맞지 못한 저개발 국가에서 새 변이가 생기면 세계적 유행이 일어나고 결국 각국의 노력은 ‘제로(0)’가 된다”고 지적했다. 인명 피해를 줄이기 위해 국제 공조가 절실하다는 취지다.
에스디바이오센서, 미코바이오메드, 아크릴, 메디코스바이오텍, 나노씨엠에스 등 국내 바이오·헬스케어 기업들은 해외 지원 사례를 발표했다. 허태영 에스디바이오센서 대표는 “국내 진단 기업들이 세계 코로나19 신속진단 키트의 50% 이상을 공급하고 있다”며 “팬데믹 초기에 정부가 마련한 신속허가제도가 국내 기업의 세계 무대 진출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