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법 3종세트' 중재안 제시…친정 설득한 김진표의 소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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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부세·금투세·법인세 개편
野 지도부 만나 합의 이끌어내
野 지도부 만나 합의 이끌어내
여야가 종합부동산세와 금융투자소득세, 법인세 등 세제 개편안을 놓고 막판 접점을 찾아가고 있다. 여기에는 더불어민주당 출신인 김진표 국회의장의 막후 중재가 큰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의장은 법인세 외에도 종부세와 금투세 등 쟁점이 되고 있는 이른바 ‘세법 3종 세트’에 대한 중재안을 민주당과 국민의힘에 제안했다. 당초 민주당은 ‘금투세 부과 대상은 상위 1%에 불과하다’며 내년 금투세 도입 강행을 주장했다. 하지만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을 지낸 세제 전문가인 김 의장의 생각은 달랐다. 의장실 관계자는 “김 의장은 세제실에 근무할 당시부터 한국 시장에는 양도소득세(금투세)보다 증권거래세가 적합하다는 소신을 갖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의장은 금투세 유예 여부가 논란이 됐던 지난달 초부터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 등 야당 원내 지도부와 수차례 만나 2년 유예안 수용을 설득했다. “금투세 대상인 ‘큰손’들이 주식시장을 외면할 경우 거래량이 크게 줄면서 대다수 투자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것이 김 의장의 논리였다. 결국 민주당은 같은 달 18일 2년 유예를 수용하되 증권거래세율을 낮추는 ‘조건부 절충안’으로 입장을 바꿨다.
종부세에 대해서도 김 의장은 “노무현 정부에서 상위 1% 부자들을 겨냥한 일종의 ‘부유세’ 개념으로 설계된 종부세 대상자가 올해 8%로 급증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민주당에 전달했다. 그러면서 “종부세 대상자를 2% 이내로 줄일 수 있도록 1주택자 과세 기준이나 다주택자 기본공제액을 조정해야 한다”고 민주당을 설득했다.
김 의장은 법인세에 대해서도 세율을 현행 25%에서 22%로 낮추되 시행 시기는 2년 늦추는 중재안으로 설득에 나섰다. 김 의장은 올 들어 지난 3분기까지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점에 주목했다. 반면 중국은 1~2분기 FDI가 8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미국 주도의 첨단산업 탈(脫)중국화가 현실화된 상황에서 법인세율이 20%에 불과한 대만과 경쟁하려면 우리도 법인세율을 낮출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8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의장은 법인세 외에도 종부세와 금투세 등 쟁점이 되고 있는 이른바 ‘세법 3종 세트’에 대한 중재안을 민주당과 국민의힘에 제안했다. 당초 민주당은 ‘금투세 부과 대상은 상위 1%에 불과하다’며 내년 금투세 도입 강행을 주장했다. 하지만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을 지낸 세제 전문가인 김 의장의 생각은 달랐다. 의장실 관계자는 “김 의장은 세제실에 근무할 당시부터 한국 시장에는 양도소득세(금투세)보다 증권거래세가 적합하다는 소신을 갖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의장은 금투세 유예 여부가 논란이 됐던 지난달 초부터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 등 야당 원내 지도부와 수차례 만나 2년 유예안 수용을 설득했다. “금투세 대상인 ‘큰손’들이 주식시장을 외면할 경우 거래량이 크게 줄면서 대다수 투자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것이 김 의장의 논리였다. 결국 민주당은 같은 달 18일 2년 유예를 수용하되 증권거래세율을 낮추는 ‘조건부 절충안’으로 입장을 바꿨다.
종부세에 대해서도 김 의장은 “노무현 정부에서 상위 1% 부자들을 겨냥한 일종의 ‘부유세’ 개념으로 설계된 종부세 대상자가 올해 8%로 급증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민주당에 전달했다. 그러면서 “종부세 대상자를 2% 이내로 줄일 수 있도록 1주택자 과세 기준이나 다주택자 기본공제액을 조정해야 한다”고 민주당을 설득했다.
김 의장은 법인세에 대해서도 세율을 현행 25%에서 22%로 낮추되 시행 시기는 2년 늦추는 중재안으로 설득에 나섰다. 김 의장은 올 들어 지난 3분기까지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점에 주목했다. 반면 중국은 1~2분기 FDI가 8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미국 주도의 첨단산업 탈(脫)중국화가 현실화된 상황에서 법인세율이 20%에 불과한 대만과 경쟁하려면 우리도 법인세율을 낮출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