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임대철 한경디지털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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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3분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에서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메모리 반도체 편중을 극복하기 위한 돌파구로 파운드리 사업 육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지만, 글로벌 파운드리 1위 업체 대만 TSMC의 독주에 점유율 격차가 다시 벌어졌다.

9일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3분기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매출은 55억8400만 달러로 전 분기 대비 0.1% 줄었다. 시장 점유율은 15.5%로 직전 분기(16.4%)보다 0.9%포인트 줄었다. 올해 1분기(16.3%)보다도 저조한 성적이다.

반면 TSMC의 3분기 파운드리 매출은 201억6300만 달러로 2분기보다 11.1% 증가했다. 시장 점유율도 1분기 53.6%에서 2분기 53.4%로 주춤했다가 3분기에 56.1%로 2.7%포인트 상승했다.

TSMC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시장점유율 격차는 2분기 37.0%포인트에서 3분기 40.6%포인트로 더 벌어졌다.

애플 아이폰 신제품 출시 영향이 컸다. 트렌드포스는 "TSMC는 아이폰 관련 주문 덕분에 3분기에 시장 점유율을 확보했다"며 "파운드리 업체 대부분이 고객 주문량 감소 등에 영향을 받았으나, TSMC만 아이폰 신제품에 따른 강력한 수요로 상승세가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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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신형 아이폰 시리즈 관련 부품 수요에도 원화 약세에 일부 영향을 받아 점유율이 15.5%까지 떨어졌다고 트렌드포스는 설명했다.

TSMC와 삼성전자를 포함한 글로벌 10대 파운드리 업체의 3분기 매출은 352억1000만 달러로 전 분기보다 6% 증가했다. 아이폰 신제품 출시로 애플 공급망 전반에 걸쳐 활발한 재고 비축이 이뤄진 영향이다.

4분기에는 파운드리 업황이 다소 부진할 것으로 트렌드포스는 내다봤다. △세계 경기 침체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억제 정책 △높은 물가 상승률 등의 여파로 수요가 줄면서 파운드리 주문이 감소하고 있다.

이에 4분기에는 글로벌 10대 파운드리 업체의 총 매출이 3분기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년간 이어진 호황이 끝날 것이란 분석이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