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애로 여는 물의 길…'아바타2' 전편 명성 이어갈까 [종합]

'아바타: 물의 길' 내한 기자간담회

전편은 러브스토리, 이번엔 가족 이야기
시고니 위버 "영화 이상의 경험 하게 될 것"
카메론 감독 "한국 시장 중요해, '아바타2' 즐겨주길"

'아바타2'가 신비롭고 경이로운 수중 세계에 사랑이 아닌 가족의 이야기를 녹였다. 자연에 대한 의미는 그대로 가져가면서 그 위에 도전을 곁들인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시도가 전편의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영화 '아바타: 물의 길'(이하 '아바타2') 내한 기자간담회가 개최됐다. 현장에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과 존 랜도 프로듀서를 비롯해 배우 샘 워싱턴, 조 샐다나, 시고니 위버, 스티븐 랭이 참석했다.

'아바타2'는 월드와이드 역대 흥행 순위 1위를 기록한 전편 '아바타'에 이어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13년 만에 선보이는 후속작이다.

판도라 행성에서 제이크 설리와 네이티리가 이룬 가족이 겪게 되는 무자비한 위협, 살아남기 위해 떠나야 하는 긴 여정과 전투, 그리고 견뎌내야 할 상처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육지가 아닌 수중세계를 배경으로 한다는 점은 이번 편의 가장 큰 기대 포인트다.

제임스 카메론은 "첫 번째 영화와 두 번째 영화에서 관통하고 있는 테마가 동일하다. 아무 이유 없이 바다와 환경을 파괴하고 여기서 자원을 탈취하고 있는 상황을 그리고 싶었다. 바다를 좋아하고, 해양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도 잘 알고 있다. 해양은 지구에서의 삶을 가능하게 하는 원천"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양종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바타2'에는 탐험과 가족의 의미가 담겨 있다. 감정적인 스토리의 드라마도 있다. 한 번에 끝나는 게 아니라 계속 잔상이 남아 우리에게 무언가를 느끼게 해주는 영화"라면서 "정확하게는 무언가를 가르치기보다는 느끼게 해주는 영화다. 바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 /사진=변성현 기자

왜 이렇게 수중 세계에 집중하게 된 걸까. 카메론 감독은 "다이빙, 탐험가로서 수천시간을 물 아래에서 보내고 있다"면서 "탐험을 8번이나 했고, 전 세계를 다니며 다이빙을 했다. 잠수정을 타고 심해탐사를 하기도 했다. '타이타닉'을 비롯해 그간 내가 만든 영화에 바다가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개인적으로 내게 바다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은 영화에만 집중하고 나머지는 잊는 경우가 많다. 난 개인적인 삶과 영화 감독으로서의 삶도 녹이고 싶었다. '아바타2'는 지구가 아닌 행성에서의 바다를 다루긴 하지만, 환경 보전이나 해양 보전에 대한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다"고 밝혔다.

제이크 설리 역의 샘 워싱턴은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그걸 사랑을 통해 극복하는 감독이다. 영화에도 그런 이야기가 있다"면서 "스토리가 어렵기도 했지만 그 정신을 살리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환상적이고 경이로운 물 속을 표현해내기 위한 고난도의 수중신을 위해 배우들은 특별 잠수 훈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티리 역의 조 샐다나는 "어려움이 없진 않았다. 준비도 많이 하고 훈련도 많이 받아야 했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리다이버들이 특훈을 해줬다. 천천히 많은 시간을 갖고 훈련했다"고 밝혔다.

특히 외적인 움직임 외에도 감정 표현에도 신경을 썼다고. 그는 "수영 외에도 그 안에서 편안하게 연기할 수 있어야 했다. 감정이 들어가야 물 안에서의 에너지를 연기로 승화시킬 수 있었다"면서 "굉장히 어려웠다. 감독님이 30피트 밑으로 내려간다고 했을 때 놀라고 겁이 났다. 훈련을 하면서 연기가 다가 아니라고 느꼈다. 스킬도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고 고백했다.

카메론 감독은 "트레이닝을 받아 안전하게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훈련으로 얻어질 수 있는 스킬이라고 생각했다"며 "정신력으로 하는 것 같다. 훈련과 준비 과정을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그릇이 더 중요하다. 모든 배우들이 배우고 싶어하더라"고 했다.

배우들의 연기와 컴퓨터그래픽(CG)이 함께 이루어지는 만큼 후작업도 만만치 않았다고 했다. 카메론 감독은 "마무리 작업도 까다로웠다. 하지만 '물의 길'이라고 이름을 지었으니 당연히 방법을 찾아냈어야 했다"고 말했다.

'아바타2'에서 두드러지는 건 가족 서사다. 전작에서 제이크와 네이티리의 러브스토리가 그려졌다면, 이번에는 '가족'에 초점을 맞췄다.

카메론 감독은 "가치가 있는 주제다. 다른 행성에 가서 여러 생명체를 보는 영화는 많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 모두 가족의 일환이고 구성원이라는 거다. 모두 가족을 꿈꾸고 희망하지만 그걸 꾸리는 게 쉽지만은 않다. 가족이 함께할 때 더 강인해진다는 걸 보여주는 영화다. 조 샐다나가 엄마로서의 역할을 하는데 그 본능적인 역할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조 샐다나는 "감독님이 연락을 줬고 여러가지를 얘기해 줬다. 전편은 제이크와 네이티리가 사랑에 빠지는 러브스토리였다. 한 남성이 소속감을 느끼며 새로운 곳에 적응하는 이야기였는데, 감독님이 이와 연결된 스토리를 만든 거다. 둘이 가족을 만들고 전쟁이 일어난다. 어려움이 있는 대혼란의 시기에 가족을 만들고 수호하는 걸 그린다"고 부연했다.

새로운 인물의 등장도 눈여겨 볼 만 하다. '타이타닉'의 주역이었던 케이트 윈슬렛이 물의 부족 '멧케이나' 족으로 합류했다.

존 랜도 프로듀서는 '타이타닉' 이후 케이트 윈슬렛과 재회한 소감에 대해 "마치 가족이 재결합한 느낌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케이트 윈슬렛뿐만 아니라 전편을 함께 했던 배우들 모두와 함께 했던 많은 시간이 떠올랐다고 했다.

3차원 SF 영화인 '아바타'는 2009년 개봉 당시 현실과 가상세계를 결합한 압도적인 영상미로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전 세계 흥행 1위라는 대기록을 썼다. 현재까지도 글로벌 누적 박스오피스에서 29억 달러(한화 3조8000억원 상당)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존 랜도 프로듀서는 "이 영화를 한국 관객분들과 함께 큰 영화관에서 3D, 4DX로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레이스 박사 역의 시고니 위버는 "영화 이상의 정말 놀라운 무언가를 느낄 수 있을 거다. 오랜시간 물 속에서 촬영된 걸 보고 본능적으로 생명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영화가 시작하는 순간부터 이 가족의 일환으로 느껴질 것"이라면서 "내겐 굉장히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여러분도 좋아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끝으로 카메론 감독은 "한국 시장은 우리에게 중요하다. 그래서 최초 개봉을 하는 거다. 한국에 여러 팬분들이 있는 것도 알고 있다. 전 세계 영화 업계 표준을 만들어가는 게 한국 시장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영화를 즐겨 달라"고 당부했다.

'아바타2'는 14일 개봉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