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P 주주제안 프레젠테이션 갈무리
FCP 주주제안 프레젠테이션 갈무리
지난 10월 KT&G 측에 5대 주주제안 서한을 보낸 플래시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가 백복인 KT&G 사장과의 공개토론과 이사회와의 미팅을 요청했다.

플래시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는 9일 온라인 설명회를 열고 이와 같은 요구사항을 밝혔다.

직접 발표에 나선 이상헌 FCP 대표는 "이사회와의 대면 미팅과 백복인 사장님과의 공개 토론회를 제안한다"면서 "공개 토론의 형식이나 룰을 자유롭게, 다만 주주들이 실시간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 "경영진, 병풍 뒤에 꽁꽁 숨어 있어"

이날 자리는 지난 10월 있었던 FCP의 주주제안에 KT&G 측의 구체적인 반응이 없자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경영진이 병풍 뒤에 꽁꽁 숨어 있는 느낌"이라며 "주주 의견을 투명하게 수렴할 수 있도록 새로운 요청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10월 FCP는 ▲ 권련형 전자담배(HNB)인 '릴'을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 이상의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기 위한 중장기 전략 수립 ▲ 세계 1위인 KGC인삼공사의 분리 상장 ▲ 비핵심 자산을 통한 2조원 이상의 자금 확보 ▲ 자사주 매입프로그램을 3배로 확대 ▲ 지배구조와 ESG 개선을 위한 노력 등을 제안한 바 있다.

또 KT&G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6개월간 경영진과 비공개 면담을 진행했다며 향후 미개척 시장 진출과 거버넌스 개선을 통해 5년간 5배가량 주가 상승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뒤이어 국내 자산운용사인 안다자산운용도 KT&G의 한국인삼공사 인적분할을 포함한 주주제안에 가세하며 인삼공사 분할안을 더했다.

● "이사회 독립적인 것 맞나" 압박 수위 높여



이 대표는 먼저 KT&G 이사회가 독립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달 보낸 주주 서한의 수신인인 이사회가 대응이 없고, 경영진이 이사회에 보고를 했다는 보도만 나온다"면서 "주주제안 검토 과정에서 이사회의 역할이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FCP 측은 서한 수신자인 김명철 이사회 의장 및 이사회로부터 답변을 받지 못했다.

또 FCP는 인삼공사의 분할안에 대해 "기업공개(IPO)가 아닌 인적분할 후 상장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신설회사의 주식은 현재 KT&G 주주에게 모두 나눠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만약 이러한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시 주주총회 전까지 실행할 여러 대응 시나리오를 준비해뒀다"고 덧붙였다.

● "지분 추가 매수·주주권한 위임 등은 아직"

이번 설명회는 국내, 아시아, 미주 주주를 대상으로 세 차례에 걸쳐 웨비나 방식으로 진행됐다.

FCP는 칼라일코리아를 이끈 이상현 대표가 설립한 신생 사모펀드로, 싱가포르계 투자자들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 회사가 보유한 KT&G 지분율은 3% 미만으로 추정된다.

FCP 측은 지분을 더하기 위해 주식을 추가적으로 매수하거나, 혹은 소액 주주들의 권한을 위임받는 건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이 대표는 다른 소액주주들의 주주 권한을 위임받을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 "KT&G가 전자투표가 된다고 알고 있다"면서도 "아직은 말씀드릴 단계가 아니고, 지분율 경쟁이 아닌 아이디어 경쟁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KT&G 측은 이날 공개토론 제안에 대해 별도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KT&G 관계자는 "다양한 주주 의견을 수렴하고 장기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다"고 말했다.


배성재기자 sjba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