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총파업 철회…침울한 분위기 속 조합원들 일터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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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본부 찬반투표 없이 해산 "조합원에게 책임전가 수용 못 해"
철강·석유화학·시멘트 분야 물류 정상화 속도…부산항도 활기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9일 조합원 투표를 거쳐 파업을 철회하면서 전국의 조합원들이 농성장을 떠나 속속 업무에 복귀하고 있다.
파업에 나선지 16일 만이다.
그동안 제품이나 원자재 수송에 어려움을 겪던 철강과 석유화학, 시멘트 업계 등은 이들의 파업 철회를 반기면서 조속한 물류 정상화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 농성장 떠나는 조합원들 "안전운임제 투쟁은 지속"
화물연대는 이날 오후 지역본부별로 해단식을 진행한 뒤 농성 천막을 걷고 서둘러 해산했다.
파업 철회 결정에 대해 조합원들의 반발이나 다툼 등 돌발상황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600여명의 조합원 중 100명 정도가 투표한 것으로 집계되는 강원본부 관계자는 "투표 인원의 60% 정도가 파업 철회에 찬성했다"며 "정부의 강경 대응 기조에 더는 버틸 힘이 없다는 분들이 적지 않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광주에서도 생계 문제로 파업 철회를 희망한 조합원이 상당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경남본부 관계자는 "정부와의 교섭에서 밀린 건데 내부적으로 아쉬움이 크다는 목소리가 나온다"며 "파업 기간 이탈자 한 명 없이 맞서 왔지만 아직 월 200만원 이상씩 차량 할부 값을 내야 하는 저연차 기사들에게는 부담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찬반 투표가 진행되기 전부터 파업 철회 분위기가 곳곳에서 감지됐다.
충북본부 조합원들은 투표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한일시멘트 단양공장 인근 도담역 앞 숙영지와 성신양회 단양공장 정문 앞에 설치했던 천막 등을 철거했다.
이곳 관계자는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으로 우리의 투쟁은 처참히 무너졌지만, 조직을 믿고 지도부는 안전운임제 정착을 위한 투쟁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본부는 투표 없이 이날 오전 10시 30분 미리 해산 결정을 내렸다.
부산본부 관계자는 "이번 총파업이 결실을 거두지 못한 것은 윤석열 정부의 약속 파기, 탄압, 반노동 정책 때문"이라며 "파업 지속 여부를 두고 조합원에게 찬반을 묻는 것은 지도부가 책임을 모면하고, 조합원에게 전가하는 것이기에 따로 의견을 묻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화물연대는 이날 오전 9시부터 11시10분까지 지역본부 16곳에서 파업 철회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그 결과 전체 조합원 2만6천144명 중 3천575명(13.67%)이 투표에 참여했고, 이 중 2천211명(61.82%)이 파업 철회에 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대는 1천343표(37.55%), 무효는 21명(0.58%)였다.
◇ 속도 붙는 물류 정상화
화물연대가 파업을 철회하면서 전국의 물류 운송은 빠르게 정상화되고 있다.
부산항은 화물연대 조합원 해산과 더불어 컨테이너를 실은 트레일러가 분주하게 터미널을 오가며 보름 만에 활기를 되찾았다.
그동안 비조합원 중심으로 주로 야간 화물운송이 많았으나 이날은 낮 시간대 운송도 빠르게 회복되는 상황이다.
전달 대비해 파업 초기 20%대까지 떨어졌던 부산항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이후 차츰 회복되면서 60∼70%대로 올라섰다.
파업이 열흘을 넘어서면서 지난 6일 평소 대비 반출입량이 113%를 넘어선 데 이어 7일 117%, 8일 124%를 기록하는 등 이미 정상화 움직임을 보였다.
부산항 관계자는 "파업이 길었지만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속속 현장에 복귀하면서 물류 차질은 피할 수 있게 됐다"면서 "하지만 경기 침체에 따른 부산항 물동량 감소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 우려된다"고 말했다.
전남 광양제철도 이날 화물 기사들이 속속 복귀하면서 평소의 절반 수준까지 물류를 회복했다.
파업 이후 하루 1만7천t의 철강이 공장 안에 쌓여 일부 공정 중단까지 고려하던 제철소 측은 일단 한숨 돌리는 모습이다.
여수산단 역시 비조합원과 일반 화물차량 등이 투입되면서 물류량이 평소의 50∼60% 수준까지 회복된 것으로 파악됐다.
정유사인 GS칼텍스는 평소의 절반 수준으로 기름 공급이 이뤄지고 있다.
광양항의 화물 운송은 완전 정상화됐다.
전날 오후 3시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광양항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4천315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이다.
밀린 화물이 빠르게 처리되면서 파업 이전 반출입량 3천400TEU를 초과해 운송이 이뤄지고 있다.
장치율(컨테이너를 쌓아 보관할 수 있는 능력)은 이날 오전 기준 68.5%로, 평상시(60∼65%) 수준을 웃돌고 있다.
반입되는 화물이 크게 늘어 장치율은 다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항만 당국은 설명했다.
성신양회 단양공장은 전날 시멘트 2만5천370t을 반출, 파업 이전의 90%에 육박하는 출하율을 보였다.
한일시멘트 단양공장은 2만26t을 내보내 평소 출하량을 완전히 회복했다.
(강태현 권정상 김재홍 박창수 이준영 임채두 장덕종 전창해 기자)
/연합뉴스
철강·석유화학·시멘트 분야 물류 정상화 속도…부산항도 활기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9일 조합원 투표를 거쳐 파업을 철회하면서 전국의 조합원들이 농성장을 떠나 속속 업무에 복귀하고 있다.
파업에 나선지 16일 만이다.
그동안 제품이나 원자재 수송에 어려움을 겪던 철강과 석유화학, 시멘트 업계 등은 이들의 파업 철회를 반기면서 조속한 물류 정상화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 농성장 떠나는 조합원들 "안전운임제 투쟁은 지속"
화물연대는 이날 오후 지역본부별로 해단식을 진행한 뒤 농성 천막을 걷고 서둘러 해산했다.
파업 철회 결정에 대해 조합원들의 반발이나 다툼 등 돌발상황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600여명의 조합원 중 100명 정도가 투표한 것으로 집계되는 강원본부 관계자는 "투표 인원의 60% 정도가 파업 철회에 찬성했다"며 "정부의 강경 대응 기조에 더는 버틸 힘이 없다는 분들이 적지 않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광주에서도 생계 문제로 파업 철회를 희망한 조합원이 상당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경남본부 관계자는 "정부와의 교섭에서 밀린 건데 내부적으로 아쉬움이 크다는 목소리가 나온다"며 "파업 기간 이탈자 한 명 없이 맞서 왔지만 아직 월 200만원 이상씩 차량 할부 값을 내야 하는 저연차 기사들에게는 부담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찬반 투표가 진행되기 전부터 파업 철회 분위기가 곳곳에서 감지됐다.
충북본부 조합원들은 투표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한일시멘트 단양공장 인근 도담역 앞 숙영지와 성신양회 단양공장 정문 앞에 설치했던 천막 등을 철거했다.
이곳 관계자는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으로 우리의 투쟁은 처참히 무너졌지만, 조직을 믿고 지도부는 안전운임제 정착을 위한 투쟁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본부는 투표 없이 이날 오전 10시 30분 미리 해산 결정을 내렸다.
부산본부 관계자는 "이번 총파업이 결실을 거두지 못한 것은 윤석열 정부의 약속 파기, 탄압, 반노동 정책 때문"이라며 "파업 지속 여부를 두고 조합원에게 찬반을 묻는 것은 지도부가 책임을 모면하고, 조합원에게 전가하는 것이기에 따로 의견을 묻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화물연대는 이날 오전 9시부터 11시10분까지 지역본부 16곳에서 파업 철회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그 결과 전체 조합원 2만6천144명 중 3천575명(13.67%)이 투표에 참여했고, 이 중 2천211명(61.82%)이 파업 철회에 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대는 1천343표(37.55%), 무효는 21명(0.58%)였다.
◇ 속도 붙는 물류 정상화
화물연대가 파업을 철회하면서 전국의 물류 운송은 빠르게 정상화되고 있다.
부산항은 화물연대 조합원 해산과 더불어 컨테이너를 실은 트레일러가 분주하게 터미널을 오가며 보름 만에 활기를 되찾았다.
그동안 비조합원 중심으로 주로 야간 화물운송이 많았으나 이날은 낮 시간대 운송도 빠르게 회복되는 상황이다.
전달 대비해 파업 초기 20%대까지 떨어졌던 부산항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이후 차츰 회복되면서 60∼70%대로 올라섰다.
파업이 열흘을 넘어서면서 지난 6일 평소 대비 반출입량이 113%를 넘어선 데 이어 7일 117%, 8일 124%를 기록하는 등 이미 정상화 움직임을 보였다.
부산항 관계자는 "파업이 길었지만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속속 현장에 복귀하면서 물류 차질은 피할 수 있게 됐다"면서 "하지만 경기 침체에 따른 부산항 물동량 감소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 우려된다"고 말했다.
전남 광양제철도 이날 화물 기사들이 속속 복귀하면서 평소의 절반 수준까지 물류를 회복했다.
파업 이후 하루 1만7천t의 철강이 공장 안에 쌓여 일부 공정 중단까지 고려하던 제철소 측은 일단 한숨 돌리는 모습이다.
여수산단 역시 비조합원과 일반 화물차량 등이 투입되면서 물류량이 평소의 50∼60% 수준까지 회복된 것으로 파악됐다.
정유사인 GS칼텍스는 평소의 절반 수준으로 기름 공급이 이뤄지고 있다.
광양항의 화물 운송은 완전 정상화됐다.
전날 오후 3시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광양항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4천315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이다.
밀린 화물이 빠르게 처리되면서 파업 이전 반출입량 3천400TEU를 초과해 운송이 이뤄지고 있다.
장치율(컨테이너를 쌓아 보관할 수 있는 능력)은 이날 오전 기준 68.5%로, 평상시(60∼65%) 수준을 웃돌고 있다.
반입되는 화물이 크게 늘어 장치율은 다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항만 당국은 설명했다.
성신양회 단양공장은 전날 시멘트 2만5천370t을 반출, 파업 이전의 90%에 육박하는 출하율을 보였다.
한일시멘트 단양공장은 2만26t을 내보내 평소 출하량을 완전히 회복했다.
(강태현 권정상 김재홍 박창수 이준영 임채두 장덕종 전창해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