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호 지음
도도 / 339쪽│2만2000원
범죄학자 이윤호 교수는 저서 <우리 속에 숨은 사이코패스>에서 이같이 단언한다. 이어 “사이코패스는 우리 주변에서 숨죽인 채 살아가고 있으며 언제 본능을 드러낼지 모른다”고 말한다. 이들은 더 이상 나와 상관없는 사람이 아니라 연관성이 있을 수 있다는 점, 혹은 나 자신에게 그런 성향이 있을 수도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이코패스’와 ‘소시오패스’는 어느새 우리가 흔히 사용하고 쉽게 들을 수 있는 용어로 자리 잡았다. 이런 단어들은 연쇄살인범이나 악마 등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우리 곁에 존재하지 않는, 정신과 인격장애를 가진 사람들로 취급한다. 그러나 저자는 이 같은 잘못된 통념이나 선입견이 본질과 현실을 파악하는 것을 방해한다고 지적한다. 이들은 보통 반사회적인격장애의 범주로 묶이지만, 정신질환과는 결이 다르다. 따라서 범죄를 저질렀을 때 ‘정신적’인 문제로 형사적 처벌을 피하도록 하면 안된다고 말한다.
저자는 여러 사례와 연구를 통해 사이코패스는 공감 능력이 없으며 좀 더 조직화된 경향을 보이며, 소시오패스는 사회에 스며들기 위해 가면을 쓰고 사이코패스에 비해 어느 정도의 도덕적 의식을 갖고 있다는 등의 진단을 내린다.
사이코패스와 소시오패스가 늘어나고 이들의 범죄가 증가하는 이유에 대해선 ‘개인주의’에서 답을 찾는다. 자기중심적인 사고방식이 확대되다 보니 자신을 상위에 두게 됐고, 나의 즐거움과 행복이 우선돼야 한다는 생각에 다른 사람에게 해를 가하더라도 죄책감을 갖지 않는 사회가 됐다는 것이다. 또한 언론 보도나 뉴스 등에서 너무나도 쉽게 사이코패스와 소시오패스를 언급하는 데 대해 우려하며, 우리 주변의 반사회적인격장애를 식별하고 본질을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이금아 기자 shinebij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