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PPI 보고 겁먹었다…장 막판 쏟아진 매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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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PPI 보고 겁먹었다…장 막판 쏟아진 매도세](https://img.hankyung.com/photo/202212/01.32081749.1.jpg)
통상 시장은 PPI를 눈여겨보지 않습니다. 도이치뱅크는 "일반적으로 PPI는 CPI보다 관심을 덜 받지만, 이는 대체로 CPI가 먼저 나오기 때문"이라면서 "그런데 이달엔 PPI가 먼저 나오면서 중요한 인플레이션에 대한 신호를 제공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PPI 보고 겁먹었다…장 막판 쏟아진 매도세](https://img.hankyung.com/photo/202212/01.32081741.1.jpg)
세부적으로 상품 물가가 전월보다 0.1%, 서비스 물가가 0.4%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비스 물가는 9월 0.2%, 10월 0.1%를 기록해 2개월 연속 둔화했으나 11월 다시 오름폭이 커졌습니다. 상품을 보면 에너지가 3.3%나 하락했지만, 식품 물가가 3.3% 뛰어 이를 상쇄했습니다.
PPI가 발표된 뒤 소폭 오르던 미국 주가지수 선물은 하락세로 전환했습니다. S&P500 선물은 순간 거의 60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소폭 내리던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약 7bp 높은 3.55%대로 올라섰습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로웬가르트 매니징 디렉터는 "우리는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더 나은 곳에 있고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라면서도 ”PPI가 예상을 약간 상회한 것은 인플레이션이 경직적이고 정상화되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오래 걸릴 것인지 다시 한번 상기시켜 준다"라고 밝혔습니다. 라스무센은 "PPI 데이터는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것으로 보이는 다음 주 FOMC를 앞두고 Fed에 안도감을 주지 못했다. 11월 CPI도 예상 밖의 상승 가능성이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스티펠의 린지 피에자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지속해서 인플레이션의 끈적함을 과소평가하거나 얕잡아 보고 있다. Fed에게 인플레이션을 잡는 건 간단하게 뒤집으면 되는 게 아니라 매우 복잡한 과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큰 폭으로 흔들리던 시장은 시간이 흐르자 조금씩 여유를 찾아갔습니다.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오전 9시 30분 0.1~0.3%의 소폭 하락세로 출발했습니다. 국채 수익률도 정점에서 내려오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여기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① PPI는 왜 올랐나→ 단기 요인?
PPI가 예상보다 높았던 가장 큰 이유는 서비스 물가가 전달보다 0.4%나 올랐던 탓입니다. 그리고 자세한 서비스 물가를 보면 '증권 중개, 거래, 투자 자문 및 관련 서비스 물가'가 무려 11.3%나 뛰었습니다. 이게 서비스 상승분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면서 서비스 물가가 올랐고, 근원 물가를 끌어올린 것입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PPI 보고 겁먹었다…장 막판 쏟아진 매도세](https://img.hankyung.com/photo/202212/01.32081744.1.jpg)
② 하락 추세 유지→Fed는 50bp 올린다
PPI는 예상보다 실망스러웠지만, 전년 대비 상승률은 계속 하락하는 추세입니다. 크롤인스티튜트의 메간 그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 정점이 아마도 우리 뒤에 있다고 생각한다. PPI가 예상보다 높게 나왔지만 다음주 Fed가 할일과 관련이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모건스탠리의 로웬가르트도 "오늘 예상보다 뜨거운 보고서가 Fed가 다음주 75bp 인상을 고수하도록 밀어붙일 가능성은 작다"라고 말했습니다.
Fed는 결국 11월 CPI를 보고 판단을 굳힐 것입니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는 "CPI와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는 최종수요 개인소비 PPI는 상승률이 10월 7.4%에서 11월 6.7%로 하락했다. 2011년 5월 이후 가장 느린 속도다. 이는 CPI가 이번 주기에 이미 정점을 찍었다는 주장을 강화한다. 단기적으로 계속해서 상승률은 낮아질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③ 인플레이션 기대 하락
오늘 발표된 물가 지표가 하나 더 있었습니다. 오전 10시에 나온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에서 단기(12개월)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연 4.6%로 조사되어 전달 4.9%보다 상당 폭 떨어졌습니다. 지난 1년 동안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장기(5년) 인플레이션 기대는 3%를 유지했습니다. 미시간대는 이는 휘발유 가격 하락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아는 심리지수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지수 자체도 지난달 56.8에서 59.1로 상승했습니다. 예상 57보다 훨씬 높아졌습니다. 오안다의 에드 모야 전략가는 "뜨거운 PPI 보고서는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빠르게 하락하고 있음을 보여준 미시간대 보고서에 의해 반박되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PPI 보고 겁먹었다…장 막판 쏟아진 매도세](https://img.hankyung.com/photo/202212/01.32081739.1.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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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관심은 13일 발표되는 11월 CPI와 그 다음 날 회의 결과를 발표하는 FOMC에 쏠려 있습니다. CPI에 대한 월가 컨센서스는 헤드라인 전년 대비 7.3%, 전월 대비 0.3% 상승이고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물가는 각각 6.1%, 0.3%입니다. 10월의 헤드라인(7.7%. 0.4%) 및 근원(6.3%, 0.3%)보다 모두 조금씩 낮아집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PPI 보고 겁먹었다…장 막판 쏟아진 매도세](https://img.hankyung.com/photo/202212/01.32081737.1.png)
다음주 금요일은 옵션 만기일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옵션 시장은 CPI 발표가 큰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베팅하고 있습니다. 현재 월가는 근원 CPI가 1년 전보다 6.3% 오를 것으로 보고 있는데, 실제 수치가 예상보다 0.2%포인트 낮다면 S&P500 지수에 묶인 옵션 계약은 2.5~5.5% 시장 급등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입니다. 반면 옵션 시장은 물가가 예상보다 0.2%포인트 높다면 S&P500 지수가 3~6%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데 베팅한 상태입니다.
CPI는 발표되는 오는 13일 공교롭게도 12월 FOMC 첫날입니다. 그래서 CPI가 FOMC 결정에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ING는 "CPI 수치는 Fed가 뭐라고 말할지에 중요할 것이다. 근원 CPI가 전월 대비 0.3% 상승이라는 컨센서스 이상으로 나오면 매파적 메시지가 우세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블룸버그는 이코노미스트 44명을 대상으로 FOMC 결과에 대해 설문조사(12월 2~7일)를 했습니다.
① 기준금리
Fed는 다음주 50bp 인상할 것이며, 이후 두 번의 회의에서 각각 25bp씩 추가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코노미스트의 4분의 1은 정책 결정에 반대 의견이 있을 것으로 봤습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는 지난 3월 반대표(더 높게 인상)를 던졌고,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는 지난 6월 반대(더 낮은 인상)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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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의 2023년 최종금리는 9월의 4.6%보다 높아진 4.9%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기준금리를 향후 100bp 높은 4.75~5%로 인상한다는 것입니다.
③ 통화정책 성명서
FOMC 성명서는 인플레이션을 목표로 되돌리기 위해 "충분히 제한적인" 수준으로 지속적인 금리 인상 의지를 밝히는 문구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④ 경제 전망(SEP)
Fed가 제시하는 경제 전망에서는 9월보다 2023년 성장률(1.2%→0.8%)은 낮아지고 실업률(4.4%→4.6%)은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또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2022년 5.6%, 내년 2.9%로 9월 전망(4.3%, 2.7%)보다 다소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⑤ 금리 인하 시기는
Fed는 2024년 6월까지 기준금리를 4%로, 그해 말까지 3.5%로 인하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2023년 금리 인하를 점치는 이코노미스트는 절반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블룸버그는 "그렇게 된다면 내년 하반기 기준금리가 50bp 인하될 것으로 베팅하고 있는 투자자들에게 매파적 놀라움을 안겨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⑥ 경기 침체 가능성
이코노미스트의 81%는 미국의 경기 침체가 가능성이 크다고 봤습니다. 나머지 대부분도 경기 침체에 조금 못 미치는 경기 위축 혹은 제로 성장의 경착륙을 내다봤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PPI 보고 겁먹었다…장 막판 쏟아진 매도세](https://img.hankyung.com/photo/202212/01.32081747.1.jpg)
오늘 장 막판 매도세가 쏟아진 것처럼 시장 분위기는 그리 좋지는 않습니다. 골드만삭스의 토니 파스쿼릴로 헤지펀드 담당 글로벌 헤드는 "나는 지속적이고 상당한 상승 가능성에 관한 주장을 믿지 않는다. 양적 긴축(QT)과 및 기업 이익(EPS) 전망치의 마이너스 수정이 이어지고 있고, 머니마켓의 금리는 확실히 더 높은 금리를 향하고 있다. 우리는 2023년으로 들어가면서 제로 성장이 예상되는 EPS에 대해 18배 멀티플을 부르는 시장을 보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CPI가 예상만큼 하락하고 FOMC가 그렇게 매파적이지만 않다면 연말에는 워낙 강한 계절성이 있으므로 산타 랠리가 펼쳐질 것이란 주장도 많습니다. 내년 증시를 좋지 않게 보는 사토리 펀드의 댄 나일스 설립자는 "여전히 내년 S&P500 지수가 3000 안팎에서 궁극의 최저점을 찾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라면서도 "기업들의 4분기 부진한 실적이 시장 초점이 되기 전에 연말 산타 랠리가 있을 것으로 보고 포지셔닝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