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는 10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질과 2022 카타르 월드컵 8강전에서 연장전까지 1-1로 비긴 끝에 승부차기에서 4-2로 이겨 4강에 올랐다.
4강 진출의 주역은 단연 골키퍼인 리바코비치다. 리바코비치는 앞서 일본전에서도 승부차기에서만 세 차례 선방을 선보였는데, 브라질전에서도 선방쇼를 보이며 크로아티아의 4강 진출을 이끌었다.
브라질은 이날 슈팅 개수에서 19(유효 슛 11)-9(유효 슛 1)로 우위를 점하고도 쉽게 득점을 하지 못했다. 특히 유효 슈팅 11개 중 네이마르의 단 한 골만이 득점으로 연결됐다. 축구 통계 전문 옵타에 따르면 이번 월드컵 승부차기에서 4번의 선방에 성공한 리바코비치는 이 부문 역대 공동 최다 기록을 보유하게 됐다. 리바코비치가 항상 잘해왔던 것은 아니다. 리바코비치는 부진으로 지난해 월드컵 예선 마지막 경기였던 러시아전을 출전하지 못했다. 앞서 슬로바키아와의 경기에서 그가 2실점을 허용하면서 무승부로 경기가 끝난 탓에 지역 예선 조 선두를 러시아에게 내줘야 했다. 이에 본선 진출 위기 가능성도 거론됐다. 결국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는 리바코비치 대신 이보 그르비치(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기용됐다.
러시아전 전날 모드리치는 리바코비치를 따로 불러 대화했다. 피파+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모드리치는 "너를 생각하지 않는다면 이런 말을 하지 않을 거야. 하지만 국가대표팀에서 너의 발전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압박을 많이 받냐. 네가 불확실하다는 느낌을 표출하고 있어서 그렇다. 그건 팀에게도 영향을 주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실수하면 어때. 모두들 실수를 해"라면서 "너의 문제는 실수를 두려워하는 것 같아. 실수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있어? 한 사람이라도 말해봐. 그러면 어때"라고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거듭 강조했다.
리바코비치는 "두려워하면서 여기까지 온 게 아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에 모드리치는 "이봐. 넌 훌륭한 골키퍼야. 너도 알지?"라고 격려했다.
이같은 영상이 공개되자 누리꾼들은 "축구뿐 아니라 인생에도 도움이 되는 말이다. 모드리치에 대한 존경심이 생긴다", "나도 골키퍼로 활동하는데, 실수가 많다. 이 영상을 보니 기분이 좋아졌다", "주장의 품격", "리바코비치가 왜 월드컵에서 그토록 잘 할 수 있게 됐는지 이해가 간다" 등 반응을 내놨다.
앞서 일본전에서 승리한 후 모드리치는 기자회견에서 "일본은 독일과 스페인을 그저 실수로 이긴 게 아니었다"면서도 "승부차기까지 갔을 때 나는 모두에게 말해줬다. 리바코치가 다 막을 것이라고 말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