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야당 지도자 나발니 암살 미수 사건 연루 러시아인 7명도 제재

호주, 이란 히잡 시위 진압 관련자 등 13명·2개 단체 제재
호주 정부가 이란에서 벌어지고 있는 '히잡 시위'와 관련해 일명 '도덕 경찰'로 불리는 이란의 '지도 순찰대'(가쉬테 에르셔드) 등 2개 단체와 관계자 등 13명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

11일(현지시간) 호주 ABC 방송 등에 따르면 전날 페니 웡 호주 외무장관은 13명의 이란인·러시아인을 마그니츠키식 제재 명단에 올린다고 밝혔다.

마그니츠키식 제재는 미국의 마그니츠키 인권 책임법에 따라 인권탄압과 부패 혐의가 있는 전 세계 관료를 상대로 자산을 동결하고 거래를 금지하는 제재 방식을 말한다.

러시아의 내부 고발자 세르게이 마그니츠키의 이름에서 따왔으며, 호주는 지난해 이 법을 제정했다.

호주는 이번 이란 히잡 시위와 관련해 이란의 지도 순찰대와 이란 혁명수비대와 연계된 바시즈 민병대 등 2개 단체를 제재 명단에 올렸다.

또 이슬람 혁명수비대의 고위 지휘관인 세예드 사데흐 호세이니를 비롯해 히잡 시위 진압에 관여한 6명도 제재하기로 했다.

지난 9월 이란에서는 쿠르드계 이란인 마흐사 아미니(22)가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도 순찰대에 체포된 후 의문사했다.

이후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계속되고 있으며 바시즈 민병대는 앞장서서 시위를 강경 진압하고 있다.

이에 웡 장관은 바시즈 민병대 등이 '무차별 폭력'을 사용해 시위대를 진압하고 있어 제재 명단에 올린다며 "노골적이고 광범위한 자국민 인권 억압으로 호주인을 두렵게 만들고 있어 가해자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호주는 또 러시아의 전 야당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 암살 미수 사건에 연루된 러시아인 7명도 제재한다고 밝혔다.

웡 장관은 이번 제재 외에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용하기 위해 러시아에 드론을 공급한 혐의로 이란인 3명과 이란 기업 1개에 대해 표적 금융 제재를 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웡 장관은 "러시아에 드론을 공급하는 것은 이란이 세계 안보를 불안정하게 만든다는 증거"라며 "러시아에 물질적 지원을 제공하는 사람은 그에 따른 결과를 맞게 된다는 것을 이번 제재로 보여줬다"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