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 실축 해리 케인 "책임감 느낀다"
'축구 종가' 잉글랜드가 11일 카타르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랑스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8강전에서 1대2로 졌다.
이날 케인은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전반을 0-1로 뒤진 채 마친 잉글랜드는 후반 7분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후반 7분 부카요 사카(21)가 페널티지역에서 상대 수비 다리에 걸려 넘어졌기 때문이다.
곧바로 케인이 키커로 나섰다. 상대 골키퍼는 같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동료, 위고 요리스(36)였다. 키커와 골키퍼 모두 서로 잘 아는 사이라 긴장감이 더해졌다. 케인은 강력한 킥으로 왼쪽 상단 골망을 흔들어 1-1 동점을 만들었다.
이는 이번 대회 케인의 2호 골이자 A매치 통산 53번째 골이었다. 이 골로 케인은 웨인 루니(37)와 함께 잉글랜드 대표팀 역대 최다 골 공동 1위로 등극했다.
후반 33분 프랑스의 올리비에 지루(36)가 득점에 성공하며 1-2로 다시 뒤처진 잉글랜드는 재차 페널티킥 기회를 맞이했다. 후반 36분 잉글랜드의 메이슨 마운트(23)가 테오 에르난데스(25)에게 당한 밀치기 파울로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케인은 다시 한번 킥을 준비했다. 앞서 한 차례 성공했던 대로 강하게 찼지만, 이번엔 공이 골대를 넘어 관중석으로 들어갔다. 케인은 유니폼 상의를 입으로 깨물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잉글랜드는 추가 득점하지 못했고,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경기 후 현지 인터뷰에서 케인은 "정말 힘든 밤이다. 나도 팀도 처참하다"며 "주장으로 상황을 받아들이며, 페널티킥을 놓친 책임감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페널티킥을 놓친 데 대해 "내 준비를 탓할 수는 없다. 첫 번째 때처럼 두 번째 시도를 할 때도 자신감이 있었다"며 "물론 아픈 일이며, 오래 아플 테지만, 그것도 팀의 주장이자 리더가 되는 것의 일부"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잉글랜드를 꺾고 준결승에 합류한 프랑스는 '돌풍의 주인공' 모로코와 오는 15일 결승 진출을 두고 단판 승부를 벌인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