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구 예산 확보 홍보 등 차질…극렬 지지자 비난·항의도 감수해야
의정보고서 지연·비상대기…예산처리 난항에 의원들 '발 동동'
여야의 극한 대치 속에 내년도 예산안이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하면서 국회의원들도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늦어도 오는 15일까지 정부안이건 야당의 수정안이건 어떤 식으로든 처리하겠다고 한 만큼 예산안은 법정 시한인 이달 2일을 보름 가까이 넘겨서야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구 핵심 사업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했다는 내용이 담긴 의정보고서를 돌려 텃밭 민심을 관리해야 하는 의원들로서는 예산안이 확정되지 않은 탓에 이러한 작업에 차질이 생겼다.

특히나 내년은 2024년 총선을 앞두고 공천을 받기 위해 자신의 지역구 관리에 전력을 기울이는 시즌인 만큼 지역구 의원들은 하루가 아쉬운 처지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실 보좌관은 11일 통화에서 "몇몇 지역구 사업과 관련한 예산의 액수 부분은 비워놓고 의정보고서 인쇄 작업을 '스탠바이'한 상황"이라며 "얼른 예산이 확정돼야 할 텐데 답답한 노릇"이라고 털어놨다.

특히나 연말을 맞아 지역구의 다양한 행사에 참석하더라도 '예산 성과'를 제대로 홍보하지 못하는 상황이 의원들에게는 고역이다.

의정보고서 지연·비상대기…예산처리 난항에 의원들 '발 동동'
더욱이 야당 의원들은 예산안 협상은 물론 이날 본회의에서 가결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둘러싸고 수시로 열린 의원총회 참석 등을 이유로 원내 지도부의 국회 경내 비상 대기령이 떨어져서 지역구 행사 일정을 잡기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수도권의 한 의원은 "나야 서울에서 가까워서 큰 지장은 없지만, 서울에서 먼 지역의 의원들은 지역에 있다가도 의원총회 참석을 위해 올라와야 하는 통에 고생이 많다"고 전했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9시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인사말에서 "어젯밤에 올라오신 분도 계실 텐데 일찌감치 국회로 나오신 모든 의원께 감사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의정보고서 지연·비상대기…예산처리 난항에 의원들 '발 동동'
예산안 협상에 직접 참여한 당사자가 아니었는데도 극성 지지자들로부터 원망 섞인 항의를 듣기도 한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예산안 협상 등에서) 민주당에 밀리면 무조건 (지도부를) 쫓아내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며 "(여야가) 계속 교착 상태로 있으면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전체의 3분의 2에 가까운 의석을 몰아줬는데도 예산안 하나 시원하게 처리하지 못하냐고 꾸지람하는 분들이 많다"며 "그런 말을 들을 때면 우리도 고역"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