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원화마켓 암호화폐거래소에 모두 상장된 트론과 트론을 이용해 만든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 USDD에 투자 주의보가 내려졌다. 또 다른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 USDN에 연동된 웨이브(WAVES)가 디지털자산거래소협의체(DAXA)로부터 투자유의 종목으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USDD는 트론 다오(DAO·탈중앙화조직)가 트론을 찍어내거나 사들여 가치를 미국 달러와 1 대 1로 맞추는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이다. 지난 5월 루나·테라 사태 당시 업비트 등은 트론에 대해서도 투자유의 경고를 내리기도 했다. 트론재단은 투자자들이 USDD를 대량 매각할 때를 대비한 준비금으로 트론뿐 아니라 비트코인, 또 다른 스테이블코인 USDC 등을 채워넣었다. 지난9일 오후 3시 기준 USDD 준비금으로 쌓아둔 트론과 비트코인, USDC의 가치는 14억6400만달러다. USDD 발행액(7억2500만달러)을 두 배 이상 웃돈다.

문제는 9일 기준 트론을 제외한 준비금이 87%(6억3200만달러)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조재우 한성대 교수는 7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9월 언급한 시점에는 (준비금으로 쌓아둔) USDC가 9억9000만달러로 발행량을 초과했지만 지금은 4억4200만달러까지 줄어든 대신 트론의 비중이 급격히 올라갔다”고 지적했다. USDC가 매일 유출되는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6일에도 5000만달러의 USDC가 빠져나갔다.

USDD가 일시적으로 하락하면 시중에서 USDD를 사들여야 하고 이를 위해 트론을 더 찍어내야 한다. 결과적으로 트론의 가치가 급락할 가능성이 커진다. USDD는 9일 기준 0.97달러로 이달 초(0.99달러) 대비 소폭 하락했다. 트론은 1주일 이상 0.054달러에서 횡보하고 있다. 트론의 시가총액은 50억달러 정도다.

DAXA는 이날 암호화폐 웨이브를 투자유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웨이브는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인 USDN의 가치를 1달러에 맞추기 위해 찍어내는 암호화폐다. 현재 USDN의 가치가 0.86달러까지 내려가면서 사실상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으로서 가치를 상실했다는 게 DAXA의 판단으로 해석된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