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으로 15분 안에 말라리아를 진단하는 체외진단 기업 노을이 아프리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물 없이도 세포를 염색·분석하는 방법을 개발해 기반시설이 부족한 아프리카 ‘틈새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 없이도 말라리아 진단…아프리카 구한다
노을은 가나 국립감염병연구소와 말라리아 현장진단 역량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고 12일 발표했다. 올초 나이지리아, 10월 카메룬에 이은 세 번째 아프리카 시장 진출이다. 가나는 현지 보건시설에 노을의 진단 플랫폼 ‘마이랩(miLab)’을 도입하기로 했다.

혈액이나 조직을 진단할 때 가장 많이 쓰이는 방법은 액체 염색법이다. 세포를 시약으로 염색한 뒤 물로 씻어내 현미경으로 관찰한다. 노을의 마이랩은 현미경 검사를 전문인력이나 상하수도 시설 없이도 세포를 판독할 수 있는 고체 염색법으로 대체했다. 세포질과 핵을 염색하는 약이 일종의 젤 형태로 들어 있어 도장처럼 꾹 눌러주면 염색이 되도록 했다. 진단기기 무게도 10㎏으로 줄여 대형장비 및 실험실이 없는 환경에서도 진단검사를 수행할 수 있다. 임찬양 노을 대표는 “아프리카처럼 물이나 전기 등의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서도 손쉽게 질병 진단을 할 수 있다”며 “검사 절차를 모두 자동화했기 때문에 검사 시간이 15분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말라리아는 결핵, 에이즈와 함께 세계 3대 감염질환으로 분류된다. 환자의 절반 이상인 55%가량이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노을은 이번 가나 국립감염병연구소와의 MOU 체결을 통해 주변 국가들과의 협력도 이어갈 예정이다. 올리버-코미 조셉 가나 국립감염병연구소 박사는 “가나는 진단 전문인력과 인프라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마이랩은 현지 보건시설의 말라리아 진단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제품”이라고 말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