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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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대학 용적률 규제를 완화해 실험·연구·창업공간 확충을 지원하기로 했다. 혁신성장을 위한 구역은 따로 지정해 용적률 제한도 사실상 없애기로 했다. 높이 규제도 과감히 풀어 8층 이상 건물도 허가한다. 도시 규제를 풀어 대학을 혁신 거점으로 구축하겠다는 구상에 따른 것이다.

“교육 인프라 확충에는 규제 없다”

오세훈 서울시장(사진)은 12일 서울시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도시계획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지원의 핵심은 미래인재 양성과 산학협력 공간 조성을 위한 용적률 완화다. 서울시는 도시계획조례를 개정해 대학의 용적률을 현행 대비 1.2배까지 완화하기로 했다. 현재 서울시내 대학의 98%는 용적률 200% 이하의 저밀 용도지역에 있다. 또 전체 54개 대학 중 16개는 이미 용적률의 75%를 사용하고 있다. 필요한 공간이 생겨도 신축 및 증축할 여유가 없는 상황이다.

한국외국어대 관계자는 “서울캠퍼스는 그동안 좁은 부지와 증축 제한으로 고민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교육 인프라를 확충할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용적률 제한이 없는 ‘혁신성장구역’이라는 개념도 도입한다. 미래인재양성, 산학협력, 창업지원 시설 등을 집중 배치할 수 있는 곳을 지정하면 운동장이나 녹지 등 대학에서 용적률이 필요 없거나 남는 구역의 잉여 용적률을 끌어와서 사실상 용적률 제한 없이 건물을 올릴 수 있게 해준다. 용적률이 꽉 차 신·증축이 어려운 대학이 구체적인 계획을 제출하면 서울시가 결정하는 방식이다. 서울시는 “내년 초 서울시 ‘대학 세부시설조성계획 수립운영기준’을 개정해 즉시 시행할 것”이라며 “용적률 추가 완화를 위한 ‘서울시 도시계획조례’ 개정도 내년 상반기에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방안에 따라 용적률 70% 이상을 사용하는 대학 부지의 용적률을 1.2배로 완화하면 최대 53만㎡의 연면적이 추가로 확보된다. 이화여대(55만㎡)만 한 공간이 새로 생기는 셈이다. 서울시는 “늘어난 면적 위에 창업공간, 산학협력공간, 대학 연구개발(R&D) 시설을 5 대 4 대 1의 비율로 확충할 경우 연간 9140억원의 매출과 1조1800억원의 투자 유치, 2만3800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대학 증축, 신축은 신속하게 결정

높이 규제도 완화한다. 서울 시내 대학은 약 40%가 자연경관 보호를 위해 개발이 제한된 ‘자연경관지구’ 안에 있다. 이 안에서 건물 높이는 최고 7층(28m)으로 제한된다. 서울시는 앞으로 주변 경관에 미치는 영향이 적으면 높이 규제를 과감히 없애고 토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도록 하기로 했다.

대학이 신축 및 증축할 때 거쳐야 하는 도시 계획 절차도 간소화한다. 예를 들어 소규모 증축을 비롯한 단순 시설 변경은 도시계획위원회의 자문 없이 부서 검토 의견을 토대로 신속하게 변경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오 시장은 “최근 정부가 대학 재정 지원을 확충하겠다고 발표한 것에 발맞춰 서울시도 도시계획 규제를 과감하게 완화해 대학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방안은 용도지역 체계를 전면 개편한 ‘비욘드 조닝(Beyond Zoning)’을 적용한 첫 사례이기도 하다. 서울시는 이달 초 주거·상업·공원 등 땅의 용도를 구분하지 않고 어떤 용도를 넣을지 자유롭게 정해 유연하고 복합적인 개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비욘드 조닝’을 발표했다.

서울시는 “이번에 마련한 도시계획 지원 방안을 통해 서울 시내 대학이 기업과 인재를 끌어모으는 혁신 거점으로 도약하고 대학에서 시작되는 새로운 활력이 지역 발전, 나아가 서울의 도시경쟁력을 높이는 ‘상생의 선순환’을 이뤄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