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프아이에스 직원들과 디지털 인재육성 3기 프로그램에 참여한 특성화고 학생들이 줌을 통해 스마트카의 해킹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   우리금융  제공
우리에프아이에스 직원들과 디지털 인재육성 3기 프로그램에 참여한 특성화고 학생들이 줌을 통해 스마트카의 해킹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 우리금융 제공
포항여자전자고교에 다니는 2학년 김모 학생(17)은 어려운 집안 사정 때문에 졸업 후 바로 취업하기 위해 특성화고에 진학했다. 정보기술(IT) 관련 취업을 준비하고 있지만, 집안 사정으로 학원 수강료와 교재 구입비를 마련하는 데 부담이 컸다. 그러던 중 우리금융그룹의 ‘특성화고 디지털 인재육성 프로그램’ 장학생으로 선정됐고, 이 프로그램을 통해 웹디자인과 보안 솔루션의 정보를 얻어 취업 준비에 활용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과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하트-하트재단과 함께 취약계층의 특성화 중·고교생을 위한 디지털 인재 육성 프로그램을 올해로 3회째 시행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 등의 신기술이 발전하면서 특성화고 학생들에게도 ‘디지털 리터러시’가 중요한 역량으로 떠올랐다. 그럼에도 교육을 받을 기회는 소득·지역별로 차이가 크다. 이런 격차를 줄이는 동시에 특성화고 학생들의 디지털 역량을 키우려는 목적으로 시작된 프로젝트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8월 말까지 시행한 3기 프로그램에는 전국 소상공인 가정의 중고생 149명이 참여했다. 학교장 혹은 사회복지기관장의 추천을 받은 학생들을 전국에서 선발했다. 디지털 역량 강화 멘토링과 디지털인재포럼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우리금융은 이들에게 50만원씩 장학금을 지급했다.

멘토링 프로그램의 멘토로는 우리금융그룹 정보통신기술(ICT) 계열사인 우리에프아이에스 소속 임직원들이 나섰다. 멘토 10명은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웹 개발, 인공지능, 빅데이터, 보안 등 구체적인 실무 분야별로 현장 업무에 대해 조언했다.

지난 8월 온라인으로 연 디지털 인재포럼에선 특성화고 출신 우리에프아이에스 직원 남국진 대리, 생각발전소를 운영하는 황현희 대표(KBS 개그맨 출신)가 강연했다. 학생들은 메타버스 플랫폼 ZEP에 모여 디지털, IT와 관련한 실시간 퀴즈도 풀었다. 행사에 참여한 한 학생은 “졸업 후 IT 분야의 백엔드 개발자로 일할 예정인데, 프로그램을 통해 어떤 역량을 키워야 하는지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과 하트-하트재단은 현재 4기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 3월께 모집을 시작할 예정이다. 참여 인원을 200명으로 늘리고, 장학금도 1인당 80만원으로 높이기로 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4기 프로그램에선 코로나19로 열지 못했던 오프라인 행사도 함께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