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홍콩 정부의 검색 결과 변경 요구에 퇴짜를 놨다. ‘홍콩 국가’를 검색했을 때 반정부 시위 노래 대신 중국 국가가 나오도록 해달라는 홍콩 정부의 요청을 거부했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홍콩 RTHK 등 외신에 따르면 크리스 탕 홍콩 보안국장은 기자들에게 “우리는 검색 상단에 올바른 국가(중국 국가)가 노출될 수 있도록 구글에 요청했지만 구글은 불행히도 이를 거절했다”고 밝혔다. 홍콩 당국에 따르면 구글은 “검색 결과는 사람의 입력 없이 알고리즘으로 생성되는 것”이라며 수정 거부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탕 국장은 구글의 요청 거부에 “우리는 큰 유감을 느낀다”며 “이로 인해 홍콩 시민들의 감정이 상했다”고 말했다.

이날 기준으로 구글 검색 창에 ‘홍콩 국가’를 영어로 검색하면 홍콩의 반정부 시위대가 2019년 불렀던 노래인 ‘글로리 투 홍콩(홍콩에 영광을)’의 동영상들이 검색 결과 상단에 표시된다. 구글과 모회사가 알파벳으로 동일한 유튜브에서도 같은 검색어를 입력하면 글로리 투 홍콩 동영상이 최상단에 노출된다.
"국가 검색 결과 바꿔줘" 홍콩 요구에…퇴짜 놓은 구글
글로리 투 홍콩의 가사에는 홍콩의 독립을 지지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2020년 홍콩국가보안법이 제정된 뒤 이 노래는 홍콩에서 금지곡이 됐다. 홍콩은 중국의 일부로서 중국 국가인 ‘의용군 행진곡’을 국가로 쓰고 있다.

홍콩 국가를 둘러싼 논란은 지난달 13일 한국 인천에서 열린 7인제 럭비대회였던 ‘2022 아시아 럭비 세븐스시리즈’ 남자 결승전에서 홍콩의 국가로 글로리 투 홍콩이 잘못 연주되면서 촉발됐다. 당시 이 대회를 주관했던 아시아럭비연맹은 이 사태를 두고 “단순한 실수”였다고 해명했다. 지난 2일 두바이에서 열린 ‘아시아 클래식 파워리프팅 챔피언십’ 시상식에서도 글로리 투 홍콩이 홍콩 국가로 연주되는 문제가 반복됐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